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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저메탄사료만이 해결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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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용건

KREI논단 기고 | 2021년 8월 10일
이 용 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 폭설, 태풍 등 기상이변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라 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며, 탄소중립을 위해 포괄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며, ‘2050년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수립하였다. 


2018년 우리나라 농축산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총배출량의 2.9%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중 축산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44.4%(장내발효 21.1%, 가축분뇨처리 23.3%)를 차지해, 축산업이 농축산업 분야의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축사육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저메탄사료 등 기술 개발이 주요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서 “왜 우리는 저메탄사료 및 첨가제 개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사료를 소화하고 분뇨를 배출하는 주체인 소(한육우, 젖소)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한육우, 젖소)는 장기간 국내 사육 여건 및 사양기술과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개량(改良)되어 왔으며, 일정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국내 순수혈통인 한우는 타국의 비육우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마리당 쇠고기 생산량(정육률 41.7% 적용)은 30여 년 전보다 약 2배 증가했으며, 1등급 출현율은 73.4%로 향상되었다. 홀스타인종을 중심으로 하는 젖소는 마리당 산유량이 1989년 5,458kg에서 2019년 9,547kg(9,269ℓ)으로 30년간 1.7배 향상되었으며, 이를 통해 사육 마릿수를 감축해 왔다. 또한, 국제가축기록위원회(ICAR)의 국가별 젖소 마리당 산유량도 주요 낙농 생산국 중 상위권으로 공표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종축(種畜)을 비롯한 가축개량(家畜改良)에 의한 것이며, 국내 사료 급여 체계 및 사양기술 변화와 함께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 성과이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수단과 기술에 대한 검토는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다. 그 중 저메탄사료 급여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은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소(한육우, 젖소)의 개체별 유전형질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 및 사료의 흡수율 등에는 차이가 있으며, 저메탄사료 급여에 따른 효과도 소 개체별로 다를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저메탄사료 급여에 적합하거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종축의 선발과 가축개량이 뒷받침된다면 온실가스 저감 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축산업 경영 여건이 비슷한 일본 사례를 예로 들면, 일본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아미노산균형개선사료(アミノ酸バランス改善飼料) 개발과 더불어 저메탄생성소(低メタン産生牛)의 개량·육종(育種)에 대한 연구가 함께 추진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국내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비육기간 단축, 폐사율 감소, 사양기술 개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축산업의 생산성 유지 및 향상이 담보되어야 하며, 지속된 가축개량이 뒷받침되어야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행 「가축개량목표(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17-53호, 2017. 7. 12., 일부개정)」에는 한우와 젖소 등 농장 동물에 대한 개량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가축의 생산성 향상과 농가의 경영효율 개선을 위한 목표들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비롯한 환경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장기간 가축개량을 통해 온실가스 저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축개량목표」에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내용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종축의 선발 지표 및 씨수소 능력정보 등에 온실가스 배출 관련 지표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다른 산업 분야의 예를 들면, 세계 각국의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자동차 연료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등 자동차 자체에 대한 다양하고 장기적인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 축산업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저메탄사료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료를 섭취하는 주체인 소(한육우, 젖소)에 관심을 기울일 시점이다. 우리나라 축산업이 지난 30여 년간 가축개량을 통해 양적·질적인 성과를 나타냈듯이, 지금부터 약 30년 후인 2050년까지 종축 및 가축개량을 통해서도 온실가스 저감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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