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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은 미래세대들을 위하는 농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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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문화일보 기고 | 2021년 5월 24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신 병원도 마음대로 방문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일회용 용기와 사용한 마스크가 매일매일 쌓여가는 모습을 볼 때, 평소 환경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조차도 미래세대에게 건강하게 물려줘야 할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새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엄마인 임산부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클 것이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던 사람도 임신 이후에는 내 몸과 함께하는 아이를 위한 건강한 식품 그리고 그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환경을 지키는 먹거리에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답은 바로 친환경농산물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화학비료를 줄이고 유기질비료 등 농업생태계 내 자원을 활용하는 친환경농업을 육성해왔다.


하지만 친환경농업의 실천은 쉽지 않다. 친환경농업 실천 농가는 기본적으로 농약은 사용하지 못하며, 유기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화학비료도 아예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화학비료·합성농약 또는 합성농약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유기농자재만 사용하고 일정기간 내 교육도 수료해야 한다. 이러한 재배 과정을 세세히 기록해 매년 친환경 인증조건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검증받아야 친환경인증 마크를 농산물에 붙일 수 있다.


이러한 수고로움에도 친환경농업을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고자 하는 농부의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친환경농업의 실천이 확대되는 것은 탄소감축에 기여한다. 그러나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다 한들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 소비되지 않는다면 친환경농업의 확산은 요원하다. 친환경농업의 확대는 소비자가 그러한 환경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소비로 연결해 줄 때 가능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임신부와 아이를 출산한 지 12개월 이내의 산부에게 1년 동안 일정 금액의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공급 사업은 미래세대를 위해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을 중시하는 임산부에게 친환경농산물의 환경가치를 알려 지속적인 소비로 연결시켜 주는 계기로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임산부의 66.5%는 친환경농산물 식재료 전반에 대한 소비증가가 예상된다고 했으며, 39.1%는 사업참여 기간 중 다른 구입 채널을 통한 친환경 식품의 지출도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내 아이 건강뿐 아니라 그 아이가 살아갈 미래의 환경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과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고자 하는 농부의 마음이 일치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탄소감축에 나서는 시대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줄 의무가 있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공급 사업이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친환경농업의 확대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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