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A 밀, 옥수수 기말재고량에 대한 고찰
(11월 13일, 로이터 통신) Gavin Maguire

 

USDA는 이번 양곡연도 말 기준, 미국 옥수수 재고량이 밀 재고량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처음 있는 예외적인 일이다. 미국에서 옥수수는 밀에 비해 재배면적이 80% 더 많고, 평균단수는 두 배이므로 통상적으로 생산량이 약 네 배 정도 더 많다. 2012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밀 생산량에 비해 84억 부셀 더 많았다. 한편 옥수수에 대한 수요 역시 통상적으로 밀에 비해 네 배 이상 더 많다. 그러나 밀 재고량이 옥수수에 비해 많았던 적은 금년을 포함해 1960년 이후 단지 네 차례에 불과하며, 금년에 이러한 현상이 전망되는 이유는 가뭄으로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밀의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 이후 미국 옥수수와 밀 재고량>

 

이 같은 상황은 밀 가격과 옥수수 가격의 차이에도 반영되어 있다. 밀은 통상적으로 옥수수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는데, 이는 옥수수가 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 재고량이 옥수수 재고량보다 많게 될 경우 밀과 옥수수 사이의 가격 차이는 줄어들거나, 옥수수 가격이 밀에 비해 높아지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밀 재고량이 옥수수 재고량에 비해 많았던 경우 옥수수 가격이 밀에 비해 높았던 시기가 존재했다(아래 그래프에서 밀-옥수수 가격이 음수였던 구간). 현재 수확 직후 옥수수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일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다시 상승하게 되면 밀과 옥수수 가격의 차이는 더욱 좁혀질 수도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과 옥수수 가격>

 

그러나 아직 양곡연도 말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약 25년 만에 밀 재고량이 옥수수 재고량에 비해 많은 예외적 상황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 옥수수 시장과 밀 시장에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 옥수수 가격이 너무 높아 미국산 옥수수 대신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크라이나의 옥수수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2012/13 미국 옥수수 수출속도는 6년 만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옥수수 재고량의 감소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옥수수 수출속도(주간수출량)>

 

둘째, 밀 시장의 변수가 있다. USDA는 세계 주요 밀 수출국가들(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EU)의 밀 재고량이 생산량 부족으로 인해 1995/96 이후 최저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미국의 밀 재고량은 2011년에 비해 감소하기는 했으나 6억 부셀 이상이며, 과거 10년 데이터에 근거해 볼 때 기말재고율이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향후 흑해연안지역과 호주의 생산량 부족으로 수출가능물량이 감소하면 미국 밀에 대한 수입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개월 내에 미국 수출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밀 수출국가들의 재고량> 

<미국 밀 재고량 및 기말재고율> 

또한, 대평원에서 가뭄피해가 있기는 하나 미국 겨울밀 파종면적이 2009년 이후 최대수준이므로 겨울밀 생산량이 4년 만의 최고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겨울밀 재배면적 및 생산량> 

미국 밀 수출속도가 높아지는 것과 2013 공급량이 높아지는 것은 미국 밀 기말재고량 증감에 서로 반대되는 효과를 갖는데, 공급량이 대폭 늘 경우 기말재고량이 증가할 것이고 수출속도가 대폭 상승할 경우 기말재고량이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USDA 전망의 실현을 막는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