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닥을 드러낸 EU의 곡물재고량 | 날짜 | 12-09-26 16:30 | 조회수 | 3,709 | 작성자 | 최수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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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드러낸 EU의 곡물재고량 (9월 17일, 로이터통신 시장애널리스트 Gavin Maguire)
세계곡물시장의 이슈는 동(東) 대 서(西), 즉 지구의 서쪽인 아메리카대륙에서 생산하고 지구의 동쪽인 아시아에서 이를 소비하는 양상을 중심으로 다뤄졌다. 그러나 흑해연안국가들의 밀 생산량 감소로 인해 2012년 말부터 유럽산 밀의 수출속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 역시 세계곡물시장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EU의 곡물재고량이 감소하고 있다. 금년 EU의 옥수수, 밀 재고량은 전년대비 30%이상 감소했다. 유럽 일부지역의 2011/12 생산량 감소도 이 같은 재고량 감소에 일조했다. 소비량 수준은 변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구곡 공급량이 감소한 만큼 신곡이 소비되었다. 또한 수입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도 재고량 감소의 원인이다. 신용시장 경색 및 불확실한 경기상황으로 인해 보리, 옥수수, 호밀의 총 수입량이 전년대비 약 50% 감소했고 밀 수입량은 약 25%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기말재고량은 30년 만의 최저수준이며, 이하 그래프 1과 같이 기말재고율(stocks-to-use ratio)이 급락하고 있다. 금년 말~2013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가능물량 부족으로 인해 유럽 밀수출속도가 증가하게 되면 이 같은 상황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수입수요를 합하면 아시아 전체지역의 밀 수입량보다 더 크다.
여름 동안 가뭄으로 흑해연안지역의 작황이 피해를 입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밀 수출국인 호주의 작황 역시 강수량 부족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EU의 밀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수 개월간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그래프 2와 같이 세계 밀 재고량 중 EU의 비중은 현재 사상 최저수준이다.
EU의 밀 수출량 증가와 재고량 부족사태는 거시적 정치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이 지역의 밀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유럽인들이 밀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구매자들과 경쟁을 벌일 경우 유럽산 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밀 수요는 재고량이 충분한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동지역까지의 운임이 유럽에 비해 대폭 높으며 미국산 밀 가격이 유럽산 밀에 비해 프리미엄이 부과되어 거래되기 때문에 EU의 밀 가격이 미국 가격 수준으로 급등한다 할지라도 중동 구매자들은 유럽산 밀을 가능한 한 신속히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그래프 3: 유럽산 밀에 대한 미국산 밀의 프리미엄). 이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유럽의 곡물 공급량 부족사태는 더욱 악화되어 연말까지 유럽 전지역에서 곡물가격파동이 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세계의 주요 밀 수입국인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 국가들은 유럽의 재고량 고갈 이전에 연말까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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