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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식자재 유통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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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용선

농민신문 기고 | 2021년 3월 10일
이 용 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지난해 외식업 경기가 크게 침체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영업제한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에 따라 외식 소비가 줄어서다. 외식업 경기침체는 조리·가공용 농산물, 소재·반가공 식품 등 식자재 수요를 위축하고 이는 외식업의 후방산업인 농업 생산을 위축시킨다. 음식점 경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식자재가 효율적으로 조달된다면 경영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간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식자재 유통은 복잡한 유통경로와 관행적 거래방식 등에 의존해왔다. 대부분은 수기방식의 수주·발주에 의존해 거래가 불투명하고 효율성이 낮으며, 식자재 판매자와 구매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불신의 우려가 있는 등의 문제가 제기돼왔다. 농식품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농식품을 판매하는 소매유통(B2C)이 최근 구매 편리성과 빠른 배송 등에 강점을 보이며 급격히 활성화한 것과 대비된다.


다행히 최근 음식점의 식자재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정보기술(IT) 기반의 기업간 거래(B2B)를 위한 플랫폼 사업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관련 사업에 투자금도 늘기 시작했다.


식자재 유통 플랫폼은 거래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사무 처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하나의 통합된 정보시스템 내에서 수주와 발주 등 거래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 거래 당사자들이 가격 등 거래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중소 음식점은 종래에는 한정된 정보 내에서 유통업자를 찾아야 했지만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원하는 종류의 상품을 원하는 가격 수준에서 제공하는 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떤 스타트업은 플랫폼을 통해 중소 식당이 인근 농산물 도매시장의 중도매인과 직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은 도매시장 등을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당일 경매상품을 새벽에 배송토록 하는 등 신선한 품질 유지로 음식점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식자재 플랫폼 사업은 농산물 외에 소재식품, 반가공·반조리 식품으로 상품 종류가 확장되고 거래참여자나 거래방식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자재 유통은 이제 혁신적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변할 것 같지 않던 식자재 유통시장이 변화하면서 이제 식자재 공급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정부와 공공조직도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의 운영이나 민간과 함께 유통 빅데이터의 활용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는 식자재 유통시장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민간과 협력해 상품 표준 기준 마련과 데이터베이스(DB)화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식자재 거래와 공급 생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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