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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에 더욱 절실한 미세먼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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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external_image 경향신문 기고 | 2019년 4월 2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몇 년 전부터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세먼지가 뒤덮으면서 야외 작업시간이 연간 1512시간 이상인 과수농사를 비롯해 본격적으로 농사일이 시작되는 봄철을 앞두고 농업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외에서의 장시간 노동으로 각종 호흡기 질환에 대한 염려가 크다. 특히 65세 이상 농업인 인구가 43.3%에 달하는 농촌에서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노년층이 큰 문제다. 고령인 노년층에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 폐질환인데 미세먼지가 폐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긴요하다.


미세먼지는 농업인들의 건강뿐 아니라 농축산물 생산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시설재배 작물은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 먼지가 햇빛을 가려 투과율이 떨어지면 광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작물의 뿌리 활력이 낮아져 농산물의 품질과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딸기를 재배하려면 조도(照度)가 3만럭스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1000럭스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조도가 낮아지면 벌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떨어져 수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기형과가 열리게 되고, 이로 인해 수량 확보가 어려워짐은 물론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농가에서는 난방을 하고 장시간 불을 밝히면서 전기료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스마트팜 수요 증가와 함께 시설하우스 면적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향후 미세먼지를 극복할 수 있는 시설재배 기술개발 연구가 필요하다.


농작물뿐 아니라 가축 또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개방형 축사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축사농가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지고, 먹이 섭취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콧물과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가축이 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축사에 가림막을 치고 환풍기를 돌리는 축사 환경 개선은 물론 가축에게 효소와 비타민제를 먹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피해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가축뿐만 아니라 야외작업으로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축산농가의 건강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과 더불어 미세먼지를 저감하려는 농축산분야의 노력도 중요하다. 질소비료 사용을 줄이고 축산분뇨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농업잔재물의 불법소각을 관리해야 한다. 40년 된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착한다 하니, 앞으로 숲을 잘 가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일에도 농업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농촌지역 미세먼지 저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도 129억원을 들여 연차적으로 농축산 미세먼지 발생 실태를 파악하고 저감기술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을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 연구원도 관련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미세먼지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농업·농촌 전반에 피해를 입혀왔지만 구체적인 조사·연구는 미미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농업계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향후 농업·농촌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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