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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유토피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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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external_image 경사연 리포트 2월호 기고 | 2019년 2월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행복한 균형발전을 위한 농촌 유토피아 구현 필요


그간 누적된 이촌향도의 결과, 우리 농촌은 젊은 연령층 부족으로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며, 도시는 인구 집중에 따른 극심한 집값 상승과 교통혼잡 및 환경오염 비용이 증대되고 있다. 도시도 농촌도 그리 행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장‧노년 세대 및 청년 세대 등은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기대와 욕구가 상존하지만, 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청년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고, 노인 빈곤율 및 자살률은 OECD 국가 최고 수준에 달한다.


청년 세대는 가치 있고 보람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그 무엇보다도 크고, 장‧노년 세대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삶,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지만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렇다면 사람이 부족해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농촌을 무대로 국민들이 행복 욕구를 발휘하도록 수용 태세를 갖춤으로써 행복한 균형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유토피아(utopia)는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의 1516년 저작인 《유토피아》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어의 ou(없다 또는 좋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로서 이 세상에 ‘없는 곳’이지만 ‘좋은 곳’이라는 이중의 의미가 내포된 이상향(理想鄕)을 지칭한다. 유토피아는 지금 여기에 없다는 것일 뿐 실현될 수 없거나 발견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어려운 농촌 현실의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중장년 세대는 물론이고 청년들이 돌아오는 농촌 유토피아의 구현이 필요하다. 


농촌 유토피아의 지향


귀농·귀촌 인구의 지속 증가, 사회적 경제 확장 및 반농반엑스(半農半X) 생활양식 추구 등의 트렌드는 농촌이 새로운 도전 공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귀농·귀촌 인구는 집계를 시작했던 2013년 42만 3천 명에서 작년도에 51만 7천 명으로 증가했고, 50% 이상이 40대 미만이다. 농촌의 사회적 경제 조직의 증가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에 살면서 반(半)은 자급적 농업에 종사하고 나머지 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X-저술, 마을만들기, 지역사회 자원봉사, 예술 창작활동, 로컬푸드 개발 등)을 병행하는 반농반엑스(半農半X) 생활양식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응하여, 풍부한 자연을 활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패시브 하우스, 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체와 협동조합형 일자리, 농지은행과 스마트팜, 중심지와 접근성을 강화한 교육·문화·복지 콤플렉스 등 농촌 유토피아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모두가 행복한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농촌 유토피아의 지향점은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의 터로서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에게 완벽한 유토피아는 단기간에 실현할 수 없을지라도,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지향하는 길잡이로 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농촌 유토피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농촌 유토피아를 위해서는 지자체, 중앙정부, 민간 등이 함께하는 추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는 그동안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적인 농촌 공동체 활성화 지원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영광군 여민동락공동체나 홍동면 젊은협업농장 등에서의 활동 사례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농업뿐 아니라 주거, 일자리, 복지, 교육, 생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시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자체 내의 다양한 부서가 참여하는 통합적 추진체계를 갖춰야 한다. 단, 이러한 시책이 행정 중심의 사업으로 이루어질 경우 정책 수요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시책을 추진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으므로 일련의 정책 과정을 이끌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에 많은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촌에서 활동하거나 이주·정착하기를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재능뱅크 등을 통해 농촌 공동체와 연결하는 일도 이런 중간지원조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지자체와 현장을 중심으로 이러한 활동이 효과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도입 등을 통해 지원하고 제도적인 기반을 갖추는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가칭)농촌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시범 도입하고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며, 2018년부터 추진된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 향후 추진할 농촌계획협약 및 균형발전위원회에서 총괄 추진할 지역발전투자협약 등의 예산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들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해당 프로젝트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에,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가 있고 지역사회의 여건이 갖추어진 일부 농촌 지자체들과 협력 하에 시범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해야 하며, 이때 도시 지자체와 농촌 지자체의 연계 사업 추진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관련 정책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산림청,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한국농어촌공사 등 농업·농촌 분야 유관 기관 간의 역할 분담 방안도 마련해서 추진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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