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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해외농업개발 전략 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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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external_image 내일신문 기고 | 2018년 12월 21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의 20배가 넘는 농지를 가진 나라로 대부분 농지가 흑토(黑土)로 덮여 있다. 흑토는 인산, 인, 암모니아가 결합하면서 형성된 부식토로 유기물 함량이 높아 ‘토양의 왕’이라 부른다. 우크라이나는 기후가 온화하고 국토를 가로지르는 드네푸르강이 풍부한 물을 공급해 농사짓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전통적인 농업 강국이다. 농산물 수출은 100억달러로 국가 전체 수출의 30%가 넘는다. 해바라기씨유는 세계 최고의 수출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리, 옥수수, 밀 등도 세계 수출순위 6위 안에 들어 곡물 수출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전통적인 농업 강국


이처럼 비옥한 토지와 좋은 기후조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비료 등 농자재 나 수리시설의 부족으로 미국이나 서유럽국가와 비교하면 생산성이 낮아 향후 농업 성장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이다. 중국은 2013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300만ha의 농지를 50년간 임대받아 경영하기로 합의하고, 26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카길(Cargill)은 1991년 소련 붕괴 직후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해바라기씨유 생산 공장 및 사료공장을 설립・운영하는 등 현재까지 1억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우리 연구원은 최근에 농업성장 가능성이 큰 우크라이나에서 ‘한-우크라이나 농업협력포럼’을 개최해 농업개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농식품부를 비롯해 한국농어촌공사, 포스코대우 등 유관 연구기관이 한데 모여 다각적인 농업협력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의 2017년 곡물자급률은 23.4%로 OECD 국가 중 매우 낮은 수준이며, 매년 약 1600만톤의 곡물을 수입하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이다. 최근 빈번한 이상기후 발생, 사료곡물 수요 급증 등으로 국제곡물시장은 항상 불안정한 요인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제곡물시장 변동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연해주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의 해외농장개발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동안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정착률은 27% 수준이고, 국내 반입물량도 3만7000톤에 그치고 있다. 농산물 확보량도 49만톤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 연초에 ‘제3차 해외농업자원개발 5개년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하면서 해외농업 거점지역 육성을 통한 지속적 정책 추진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기존 곡물 중심의 해외농장개발에서 탈피하고, 연관 산업의 동반진출 확대, 북방·동남아 지역 거점 육성 등을 주요 사업방향으로 정했다. 또한 문재인정부의 출범과 함께 북방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해 유라시아지역의 농업개발 및 협력사업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약 100만톤 규모의 곡물수출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민간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최근 곡물수출터미널 등 곡물유통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 필요한 곡물 대부분을 세계 곡물 유통량의 80% 이상을 취급하는 외국계 곡물메이저로부터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의 곡물 유통분야 진출은 식량안보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농기계회사와 종자회사도 우크라이나 농업부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비옥한 땅과 온난한 기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농업생산성이 낮은 우크라이나 농업이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과 결합하면 놀라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선진 농업기술과 결합하면 놀라운 시너지 낼 것


이러한 환경과 기술의 결합으로 우리나라가 해외농업개발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농식품산업 해외진출 확대를 통한 미래 식량공급기반 확보'라는 목표와 ‘농산물 수출 증대 및 선진 농업기술 활용’이라는 우크라이나 정책목표도 무난히 달성될 것이다. 한-우크라이나의 농업협력이 해외농업개발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어 안정적 곡물확보는 물론 농기업 해외진출 육성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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