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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세대별 구체적 정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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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엄진영
   농촌여성신문 기고 | 2018년 12월 21일
엄 진 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과거 농촌사회에서 농업은 남성 위주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농촌인구의 감소와 농업인력 부족은 여성농업인의 농업 생산 활동을 증가시키고 있다. 단적인 예로 농업 생산 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여성농업인의 농업 생산 활동 노동 투입 비중은 2017년 기준으로 가족 노동력으로서 30.0%, 고용노동력으로서 72.7%, 일손돕기 형태로 60.4%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농촌에서의 고용노동력과 일손 돕기 부분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남성농업인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영농형태는 쌀농사 중심이어서 기계 또는 남성노동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최근 채소, 과수, 화훼 등과 같은 밭작물로 영농형태가 옮겨가면서 여성노동력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정부도 이러한 여성농업인의 역할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2001년 여성농업인 육성법을 마련하고, 5년 단위의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기본계획은 여성농업인이 처하고 있는 생활 영역에서의 정책들을 담고 있지만, 복지 영역의 변화를 제외하고 여성농업인들의 정책 체감도나 실효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성농업인들이 느끼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중한 노동부담에 대한 경감 부분이 31.3%로 조사됐다.


여성농업인들의 노동 부담을 경감하고자 정부는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 농기계 임대사업 이용 활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성농업인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룬다.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개발하고 임대사업 이용 활성화 정책이 여성농업인의 가중한 노동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지 분석하려면 여성농업인이 제공하고 있는 농업노동 형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영농실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 비중은 2008년보다 2013년에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과 농기계 임대사업 이용 활성화 사업이 여성농업인의 필요를 잘 담아내고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답하려면 정책 대상자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농사일 담당 비중에 있어 세대별 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 비중은 크게 3그룹으로 구분된다.


2013년 기준으로 26세부터 45세까지, 46세부터 65세까지, 그리고 66세부터 85세까지 구분된다. 26세부터 45세까지의 그룹에 속한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 비중은 26세부터 30세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한다. 46세부터 65세까지는 농사일 담당 비중이 증가한다. 이 세대는 전 세대에 걸쳐서 농사일 담당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이다. 66세 이후로는 농사일 담당 비중이 점차 감소한다. 


이번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곧 출간 예정인 ‘여성농업인의 영농활동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 중 세대별 농사일 담당 비중 임의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농사일 담당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는 46세부터 65세까지다. 가중한 노동부담 경감에 대한 정책 수요를 충족하려면 이들 세대의 정책 요구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려면 이들의 기계 사용 정도, 향후 기계 사용 가능성 등을 보다 엄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농사일과 관련해 필요한 정책수요를 보다 면밀하게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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