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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어업은 일자리 보고(寶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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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국승용
경기일보 기고 | 2018년 10월 15일
국 승 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뜨거운 현안 중의 하나는 일자리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그 수가 쉽사리 늘지 않고 있다. 나아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데 농림어업 부문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한두 달 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난 해 3/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농림어업 부문의 일자리가 늘고 있어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7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농림어업 부문 일자리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3%씩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통계청의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전체 산업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데 농림어업부문의 일지리가 늘어나고 있으니 그 원인에 대한 온갖 추측과 억측, 왜곡이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농림어업 분야 일자리의 특징을 이해하려면 몇 가지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농림어업 일자리는 지난 8월 기준 148만 명에 달한다. 그 중 농업이 96%, 임업이 0.5%, 어업이 3.5%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림어업 일자리의 약 10%는 유급고용이고, 나머지는 무급 일자리이다. 무급 일자리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농가수가 약 110만호이나 계절에 따라 일이 없는 농가도 있어 8월의 일자리는 약 80∼90만 명의 자영 농가와 30만∼40만 명의 무급가족종사자로 구성된다. 또한 임금 근로는 상용, 임시, 일용으로 나뉘는데 상용근로는 사업체와 계약기간이 1년이상인 일자리, 임시근로는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일자리를 말한다.


늘어난 일자리 중 5만 5천개 정도는 무급이고 그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고령화로 60대 농가 수가 늘어난 효과와 도시에서 은퇴 후 귀농한 가구가 늘어난 영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은 30대 후반의 자영업자(농가)와 가족종사자가 5천500 명 늘었고, 20∼30대의 상용근로가 6천 명, 임시근로가 5천명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4천개의 임시근로와 5천500 개의 일용근로가 감소하였다. 요약하면 농촌 고령화, 도시 은퇴자의 귀농 등으로 60대 이상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다. 임금 노동 측면에서는 40대 이상의 일자리가 줄고 20∼30대 일자리가 늘어났다. 고용 형태 측면에서는 일용근로가 줄고 상용 근로가 늘어났다. 


농림어업 부문의 일자리가 증가한 것이 텃밭 농사를 취업자로 분류했다거나 건강보험료를 절감 혜택을 받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건강보험료 경감 혜택을 받으려면 농촌에 거주하면서 1천㎡ 이상 농사를 짓는 농업인임을 입증해야 하므로 텃밭 농사를 짓는다고 그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이처럼 농림어업 부문의 일자리 증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도시 은퇴자의 귀농 증가, 농림어업부문 청년 고용 증가, 일용근로의 상용근로 전환 등 긍정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도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은퇴·실업 등의 일자리 감소를 농림어업 부문의 일자리 창출로 상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농업 부문이 지속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존 농업인은 물론, 귀농인, 청년 농업인 등이 계속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직불제를 개편해서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귀농인이 기준 주민 공동체에 쉽게 편입될 수 있어야 한다. 청년 농업인이 영농을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의 소득과 복지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푸드플랜이나 농촌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는 복지 수준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이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농업이 일자리의 보고(寶庫)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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