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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어업 일자리 증가, 스마트한 해석과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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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10월 10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농업·농촌 일자리 증가 가능성 커 생활 인프라 구축해 성장 뒷받침을


일자리는 현 정부의 최대 역점 과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농림어업분야만큼은 예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8월 전체 취업자수 증가가 2017년 같은 달 대비 3000명에 그친 데 반해 농림어업분야 취업자는 6만9000명이 증가했다. 농림어업분야는 2017년 6월부터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농림어업이 아니었다면 취업자 증가수가 마이너스가 될 뻔했다며 농림어업이 일자리 효자 노릇을 한 셈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같은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에 대해 지금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료 할인을 노리고 주소지를 농촌으로 옮겼다는 해석부터 제조·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귀농해 농림어업에 종사하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귀농·귀촌 50만명 시대’에 이들 모두가 ‘어쩔 수 없이’ 농촌으로 들어왔다는 해석은 너무 앞서간 생각이라 판단한다.


사실 농업·농촌은 일자리가 가장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분야다. 농업이라는 산업이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가공·유통·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고 있기에 그렇다.


농촌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유무형 자원을 발굴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며 농촌의 가치를 높이는 보람 있는 취·창업의 무대이다. 그 형태도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공동체회사 등 다양하다. 문제는 일자리 대책에서 농업·농촌의 이러한 파급력을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일자리문제를 일자리로서만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일자리문제는 교육·복지·노동 전반과 연동돼 있다. 마을에 일이 있어야 사람이 오기도 하지만, 사람이 와야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일이 있다고 하지만 아이 맡길 곳도, 영화 한편 볼 극장도 없는 곳까지 일자리를 찾아가지는 않는다. 아이를 양육하고 문화를 제공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일할 사람이 필요하지만, 이들 여건이 조성되면 여기서 또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사람이 들어오기도 한다.


일정 수준으로 경제성장을 한 사회에서 전통적인 제조·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는 힘들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일자리 증가 가능성은 오히려 무궁무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저밀도 경제(Low - density economy)’를 이야기하는 것도 유사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저밀도 경제는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서 경제성장이 더 활성화된다는 뜻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 고용이 많다는 전통적 개념과 달리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저밀도 지역에서 오히려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고용이 많이 생긴다는 개념이다.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자체의 창출뿐 아니라 관련 취·창업에 필요한 정보·교육·연계·자금 등을 동원할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농촌에서 당장 살아갈 집을 비롯해 작은 토지의 접근성 제고, 도시보다 현격히 불리한 농촌의 생활 인프라와 문화·복지 프로그램 확충, 지역사회와의 어울림과 정서적인 장벽 완화를 위한 섬세한 배려 등도 함께 고려돼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유지될 수 있다.


고용·인구 절벽으로 인한 걱정이 많은 요즈음이지만, 농림어업이 갖는 가치 창출에 주목해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농업·농촌이 우리 사회의 질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농업·농촌이 환경과 자연, 기후변화 대응, 식량주권과 지역 푸드플랜 수립과 실천, 귀농·귀촌인과 어우러진 농촌공동체 복원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야말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도 일자리를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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