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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월동무 재배면적 지속적 확대,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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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임효빈
KREI논단 | 2018년 9월 21일
임 효 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초청연구원)


월동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 500ha에 불과하던 재배면적은 2016년 5,100ha로 증가하였고 2017년에는 6,275ha로 역대 최대 면적을 기록 하였다. 제주 월동무는 내륙에서 재배되는 봄·고랭지·가을무와는 달리 겨울철에 세척무 형태로 출하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 채소류 중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서 재배면적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실제 가락시장 전체 무 출하량 중 제주도 월동무의 출하 비중은 2001년 1%로 미미하였으나, 2017년 44%이상을 차지하고 겨울철에는 90%의 점유비중을 보이고 있다. 


월동무 재배가 확대되면서 겨울철에도 신선한 세척 무의 지속적인 소비가 가능해졌으며, 제주지역의 채소류 대체작목 개발과 농가 소득 증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한, 겨울철 다양한 기상재해에도 불구하고 무의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져 물가안정에도 기여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월동무 재배비중이 높아지면서 봄과 가을 작형의 생산규모를 축소시키고, 적정 재배면적 이상 수준까지 면적이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월동무 생산농가의 수취가격을 하락시키는 문제점도 낳았다. 실제로 2014부터 2017년까지 월동무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시장격리(산지폐기) 및 수매비축 사업을 반복적으로 실시하였다. 정부에서 과잉 생산된 월동무에 대해 반복적인 수급안정대책을 시행한 이유는 월동무 과잉생산이 제주도 지역의 재배농가 뿐만 아니라 내륙지역의 봄 및 가을무 생산농가에게 경제적 손실을 끼쳤기 때문이다. 


작형이 있는 품목의 경우 해당 작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차기작형이 출하되는 것이 계절변화에 적절히 적응하는 것이고 소비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인데, 제주 월동무처럼 특정시기에 생산량과 출하시기를 조절하지 못하고 계절과 작형이 바뀌어도 지속적인 출하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전작형과 차기작형 출하가 겹쳐지면서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농업관측본부는 금년 7월 월동무 파종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제주지역 미니전망대회를 통하여 월동무 재배면적 증가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표본농가 조사결과(9.20.),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고, 재배면적이 많더라도 최근 자주 발생하는 한파 등으로 출하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으로 2018년산 월동무 재배의향면적은 면적이 크게 증가하였던 작년보다 6%, 평년보다도 16% 증가한 6,621ha로 조사되었다. 


2018년산 월동무 재배면적 증가로 보통 한파가 발생되는 내년 1월 이전까지는 공급과잉이 예상되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장격리 등의 수급안정대책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업관측본부, 농협, 지자체 등에서도 파종 이전에 면적을 조절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는 등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면적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전적으로 면적 조절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사후적으로는 시장격리 등의 조치를 추진해야 하나, 매년 월동무 재배면적 증가로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시장격리 등의 정책 추진으로 생산농가의 소득지지가 이루어질 경우, 공급과잉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산농가는 재배면적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과 내륙지역의 봄 및 가을무 생산농가에게 얼마만큼의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하고 평가해야할 때이다. 정부, 지자체, 농협, 농가, 산지유통인 등의 각 주체들도 월동무 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해법을 하루빨리 제시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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