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제4유형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농업부문과 폭염의 경제학
4248
기고자 정학균
KREI 논단 | 2018년 8월 16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금년의 폭염은 여러 가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8월 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해 111년 만에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8월 14일 기준 서울 열대야는 25일째로 1994년의 24일을 넘어섰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최고기온 33℃ 이상인 날의 일수)는 28일을 기록하여 평년수준인 10.1일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밤 최저기온이 25 ℃ 이상인 날의 일수)는 15.2일로 평년의 5.3일보다 2.9배가 많다.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는 1994년의 기록을 대부분 넘어설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폭염 및 열대야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에 취약한 농업부문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농작업이 노지에서 주로 이루어지는데 한낮에 논과 밭에서 일을 하는 고령층 농업인들에게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하우스에 냉방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 경우 바깥보다 기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농업인의 온열질환 증상은 그 자체로 안타까운 일임과 동시에 노동력의 저하를 또한 의미한다.


폭염 및 열대야는 배추·무의 출하량 감소, 사과·배의 과 비대 저조 등 농산물 생산 및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축산의 경우 증체량, 산유량, 난중 및 산란율에 영향을 미쳐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닭, 오리, 돼지 등은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폭염은 생산성 및 품질의 저하를 가져와 농가 조수입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이러한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농약 사용, 관수 등의 추가적인 농작업으로 생산비가 증가한다. 이는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며, 농산물 가격 상승과 품질저하는 소비자의 후생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러한 폭염에 충분한 적응능력을 가지고 있는 농가, 지역, 국가는 폭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농가, 지역, 국가는 재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적응능력을 갖추는 데는 당연히 비용이 수반되게 된다. 적응능력을 위한 비용을 투입할지 말지는 이상기후의 강도에 달려 있을 것이다. 즉 이상기후가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발생하느냐가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이 된다. 폭염이 어쩌다가 발생하고 잠깐 있다가 지나가는 수준이라면 적응능력을 갖출 유인이 적다. 왜냐하면 폭염에 의한 피해액보다는 적응능력을 갖추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많아지고 증가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2년 기상청의 한반도 미래기후변화 전망보고서는 폭염과 열대야 등 극한지수가 기후변화에 따라 더 극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일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이 없을 경우를 가정하는 ‘RCP8.5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현재 연간 10.1일 수준에서 21세기 전반기에 13.9일, 중반기에 20.7일, 후반기에 40.4일로 전망되었다. 금년의 폭염은 2050년경에 전망되는 수준을 이미 훨씬 넘어섰다.


그렇다면 폭염 및 열대야에 농업부문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 폭염 및 열대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농업부문에 특화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사전에 대응케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해야할 것이다.


둘째, 농업인들이 한낮에 노지나 시설하우스 안에서 작업하는 것을 피하도록 하고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재해 보험 가입을 확대시킴으로써 폭염과 같은 재해에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넷째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피해 규모를 따져 지원 등을 검토하고, 신재생에너지 도입, 기반시설 강화, 첨단시설 도입 등 적응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비용 효과적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폭염에 대한 금년의 기억들이 멀어져갈지 모른다. 하지만 이상기후는 비단 여름철의 문제만은 아니기에 이상기후의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고 사전적 적응능력을 모색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