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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농업 활성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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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8월 3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농가·교육원·사회복지센터 연계를 참여 기관엔 합리적 보상 제공해야


‘2018 사회적 경제 박람회’가 7월13~15일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박람회장 참여 부스 중에는 치료와 돌봄 혹은 교육과 일자리가 필요한 장애인·고령자·청년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나 공동체도 많이 포함돼 있었다. 충남 홍성 ‘행복농장’, 전북 완주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경북 청송 ‘청송해뜨는농장’, 전남 영광 ‘영광여민동락공동체’, 전남 해남 ‘야호해남영농조합법인’ 등이 그들이다.


사회적 농업은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이들, 경제적 빈곤에 처한 이들 등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이 다수 있다.


농업이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한단계 발전해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농업은 더불어 잘 사는 포용사회로 가는 가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농업에 대한 논의와 실천의 확장은 매우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민간 주도로 사회적 농업이 시작됐고, 여기에 정부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활성화 단계를 맞고 있다. 농민뿐 아니라 원예치료사·의사 등이 함께 참여하면서 발달장애인·약물중독자·정신질환자 등이 농업활동을 통해 치료와 돌봄,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다. 정부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에게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각각 제공하되, 농장에는 그러한 활동에 따른 수익감소를 보상하고 있다. 공동체의 연대·협력과 농업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포용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유럽처럼 사회적 농업을 활성화해 포용사회를 실현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우선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관련 조력자들과 연대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들을 지원하고,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가도 고민할 문제지만 이보다는 사회적 농업의 가치를 깨달아 도전하려는 이들을 발굴하고 연결해주는 것이 먼저다. 개별 농가의 사회적 농업 실천을 지원할 수도 있고, 교육기관이나 사회복지기관의 참여를 연계할 수도 있다.


특히 사회적 농업이 제공하는 긍정적 가치를 보상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 사회적 농업 서비스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것이 아닌 데다,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 일자리 역시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농업 실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소득감소를 보상해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농업이 활성화된 유럽은 참여자의 헌신과 노력 외에도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상이 합리적 수준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관련 법제 정비도 필요하다. 사회적 농업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법제 정비를 논의하는 게 시기상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사회적 농업의 의미와 방향성 없이 단기적 예산사업으로만 사회적 농업이 추진될 경우 기대만큼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고 왜곡과 변질도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법과 제도가 복잡한 규제를 만들어 오히려 사회적 농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의 사회적 농업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기반과 역량이 충분치 않고 경제적 소득을 기대하기도 요원하다. 그럼에도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가치를 실천하는 사회적 농업이 보다 활성화돼 사회적 농업이 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확대 재생산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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