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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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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후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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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KREI 논단 | 2018년 7월 30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폭염을 자연재해에 포함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폭염, 호우, 가뭄 등과 같은 이상기상 현상은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으며,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보다 빈번하게 보다 강도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어느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국제사회가 나서 왔다. 다시금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에서 세계 195개국 정상들에 의해 채택되었던 신기후체제(New Climate Regime)를 생각해 본다.


파리협약이라고도 불리는 신기후체제는 2016년 11월에 발효되었다. 하지만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국제 기후변화 협약이므로 본격적인 시작은 2021년 1월이다. 교토의정서(1997-2020)는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었던 데 반해 신기후체제는 195개국 전부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인 첫 기후합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신기후체제는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상승폭을 2°C 밑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문서에 명시하였고, 모든 회원국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즉 각국이 ‘자발적 기여방안’을 5년마다 제출토록 하였고, 이 방안은 진전원칙(Principle of Progression)에 의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교토체제는 완화만 고려하였으나 신기후체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완화와 적응뿐만 아니라 재원, 기술, 역량강화, 투명성 등 6개의 축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신 기후체제에 대응하여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2016년 12월에 제시하였다. 이 기본계획은 파리협정에 따른 감축, 적응, 재정 지원, 이행 점검 등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에 해당한다. 그러면 신기후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1년에 대응하여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농축산부문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첫째,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꾸준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현재 농축산부문의 감축목표는 250여 만 톤으로 정해졌지만 향후 감축목표가 지속적으로 상향될 것에 대비하여 충분한 감축잠재력을 확보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 온난화에 견딜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 재배기술의 개발 등 적응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식량안보를 위해서도 미래의 기후변화를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예산 제약 하에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대응 수단 도입의 효과를 평가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대응기술 개발과 함께 농가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의 감축/적응 효과, 비용 등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신기후체제는 감축 및 적응의 절차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감축 및 적응 수단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동시에 투명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넷째, 농가의 기술 수용력을 파악하고 기술수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농가단위에서 기술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정책적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제출한 자발적 감축목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하여 그 이행을 소홀히 해도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을 것이다. 국제사회에 제시한 목표의 이행여부는 우리나라의 국격과 신인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는 지금, 협약 이행을 위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고 차질 없이 준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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