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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육의 국내시장 잠식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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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7월 20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한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수입되는 축산물 양이 심상치 않다. 수입 개방 이후 육류 수입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미 쇠고기시장에서 수입육 점유율은 60%대를 넘어섰다.


이는 가축질병 발생, 살충제 성분 검출 등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된 틈을 타 축산물 수출국들이 가격과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육류 수입량을 살펴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역검사 기준으로 올 6월까지 누적된 쇠고기 수입량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19만1102t에 이른다. 이러한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쇠고기 수입량은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2016년 수준(36만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고기 수입량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증가한 26만5942t이었으며, 닭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5만8765t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외국산 축산물 수입은 시장개방 이래 사상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최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한우고기 소비·유통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육류 구입 때 주로 원산지를 고려한다는 소비자들이 23.2%나 됐다. 맛이라고 답한 소비자는 21.9%, 가격이라는 응답은 19.4%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쇠고기는 전체 응답자의 72.6%가 첫번째로 꼽은 한우고기였다.


반면 한우고기 가격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우고기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미국산 쇠고기는 수출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현재 수입 쇠고기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호주산 역시 업체들의 청정 이미지 부각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돼지고기시장에서도 스페인산 <이베리코> 제품을 필두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수입육시장의 외연 확대는 향후 우리 축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선호도와 충성도는 높으나 가격 부담으로 소비자가 지갑 여는 것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어서다. 수입육시장 확대요인이 소비패턴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유통방법 때문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수입 축산물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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