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제4유형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청년이 돌아오는 농업을 기대하며
11610
기고자 황의식
external_image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5월 25일
황 의 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좋은 일자리 창출은 ‘시대적 과제’ 농신보 제도 개선…창농 활성화 기대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중에서도 청년창업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인구절벽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위협적인 요소다. 그만큼 좋은 일자리 창출은 시대적 과제다.


농업부문에서도 청년 창업농을 활성화해야 한다. 고령농이 은퇴하면서 유능한 경영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농업도 스마트팜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지식기반의 농업이 활성화함에 따라 유능한 젊은이들이 농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젊은이들에게 “농업에 뛰어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일 것이다. 농업이 좋은 일자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농업으로 창업(창농)하는 일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기술만 갖고 있다고 되지 않는다. 창농 초기단계에는 담보능력이 부족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영농 진입 초기에는 토지·자금 등 기반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젊고 유능한 예비 농민들이 창업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보조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농업부문 창농 활성화와 농업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술과 영농 능력의 지식가치를 평가해 지원해주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지 등 재산적 기반이 아닌, 사람의 능력과 지식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 혁신성장을 더 빠르게 유도한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그동안 농신보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너무 재산적 기반을 바탕으로 신용보증을 하고 있다고 느껴왔다.


농업분야 창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농신보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농신보가 농업 혁신성장이라는 산업육성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했다. 먼저 젊은 창농에 대해서는 보다 유리한 보증조건을 마련했다. 농신보의 보증비율을 높이고, 보증한도도 3억원으로 확대했다. 지원 대상인 농민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게 한정돼 새롭게 성장하는 농촌융복합사업자·곤충사업자 등에 대한 지원이 불가능하던 문제도 개선했다.


스마트팜 등 농업의 첨단화로 투자비가 상승하는 것도 감안해 예외보증 한도를 70억원까지 상향했다. 또 젊고 유능한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40세 미만의 농업계 전문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스마트팜을 추진할 경우 보증비율을 85%에서 90%로 상향했다.


그렇지만 농신보 제도 개선은 혁신성장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영세소농과도 함께하는 금융이 될 수 있도록 제도기반도 마련했다. 농신보의 전액 보증한도를 3000만원으로 상향해 소농의 금융부담을 덜어줬다. 성실한 실패자의 재기를 위한 특례 보증제도도 도입해 따뜻한 금융을 도모했다. 농업에는 기상재해와 풍·흉작에 따른 극심한 가격 변동 등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인이 많은데, 이런 위험에 처한 농가의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이번 농신보 제도 개선은 농어업부문의 신규창업을 촉진하고, 첨단농업 발전 등 혁신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들이 농업으로 돌아와서 우리 농업이 경제의 큰 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이는 우리 농업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