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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적정가격’ ‘가격 안정화’ 개념 재설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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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성우
external_image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4월 13일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금까지 농산물 적정가격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평년가격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고 낮았던 해를 제외한 3개년 평균값을 지칭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격이 상승하는 해에는 수입 등으로 가격을 억제하고, 떨어지는 해에는 정책적 관심이 적어 평년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하는 적정가격도 낮게 책정됐던 게 사실이다.


농산물 적정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산물 가격이 아니라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한해 농사를 지으면서 들어간 모든 비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비용(출하비+경영비)만큼은 보장돼야 하는 것이다. 손해가 안 나려면 출하비를 건져야 하는 것은 물론, 자가노력비는 아니더라도 고용노동비는 보전돼야 최소한 다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와 출하비에 평균이윤을 더한 가격 이상으로 높아지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수입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산물 적정가격은 자가노력비를 포함한 생산비에 출하비를 더한 수준과 평균이윤을 더한 수준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격 안정화는 농가와 소비자 모두 1년 또는 매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낮아지지 않는 수준의 개념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배추 등 엽근채소는 계절마다 생산지역이 다르고 소비특성도 다르다. 이 때문에 가격 안정화의 범위를 작기를 기준으로 삼아 공급이 부족한 작기 내에서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개념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 일부 상인들에 의한 공급 독점현상으로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가격 안정화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농업전망’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소가격 폭등’이라는 키워드가 신문기사에 나온 횟수는 모두 4598회였는데 ‘채소가격 폭락’이라는 키워드는 2268회였다. 언론(일반)은 대체로 채소가격 폭등에 관심이 더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생활물가지수에서 배추의 가중치는 0.12%, 김치는 0.07%로 매우 낮은데도 농산물 가격 폭등은 늘 이슈가 됐다.


농산물의 적정가격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급조절과 채소가격안정제 등의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농가는 생산정보를 바탕으로 계획된 생산을 하고, 소비자는 공급에 따라 소비량을 조절하는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의 적정성과 안정성을 예년 수준 기준으로 적용한다면 농산물 가격은 늘 낮고 농업의 지속성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농산물 적정가격과 가격 안정화에 대한 개념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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