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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농축산물 교역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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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지성태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2월 26일
지 성 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유위변전(有爲變轉). 세상은 항상 변화무쌍해 잠시도 머물러 있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2017년 우리나라 농축산물 교역을 한마디로 결산하자면 그렇다. 국내외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무역 창출·전환 효과가 복합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교역구조가 급변, 일정한 추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해였다.

특히 무역 상대국마다 수출입 패턴이 다양했다. 최대 농축산물 교역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81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7만7000t으로 전년보다 13.9% 증가했다. 미국이 과거 광우병 발생으로 호주산에 뺏겼던 한국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중국은 다른 주요 교역국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44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고, 대중국 수출액은 11억달러로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그 결과 국내 농축산물 수출입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하락했다. ‘사드 보복’ 등 정치적 갈등이 양국간 농축산물 교역의 위축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2대 농축산물 교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2017년 아세안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5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미국에 이어 2대 농축산물 수입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도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이 빠르게 증가했다. 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국내 반입이 금지됐던 태국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되는가 하면,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의 영향으로 태국산 달걀이 수입되기도 했다.

아세안으로의 수출도 전년보다 9.9% 증가한 12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중국을 제치고 2대 농축산물 수출 상대국 자리에 올랐다. 태국으로의 수출이 65.1% 증가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품목으로 보면 라면·조제음료 등 가공식품, 그리고 딸기와 배 수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신선농산물 수출시장으로서 아세안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우리나라 최대 농축산물 수출시장인 일본으로의 수출 증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대일본 농축산물 수출이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2.2%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앞으로도 이러한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전체 농축산물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렇다면 2018년 농축산물 교역 전망은 어떨까. 올해도 무역 창출·전환 효과에 따른 교역 구조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농축산물시장 개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한·중미(중앙아메리카) FTA를 비롯해 추가적으로 추진될 FTA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 FTA 개정협상이 농축산물 교역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 외에도 점차 상시화돼가는 AI와 구제역 등 가축 질병문제나 엘니뇨·라니냐 같은 이상기후도 국내외 농축산물 수급은 물론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복병이 될 수 있다.

이에 농축산물 수출입국을 다변화하고 국내 농축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어떠한 불확실성에도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농축산물 교역은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빈틈없는 전략을 의미하는 ‘기략종횡(機略縱橫)’의 한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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