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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2017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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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12월 29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2017년 정유년(丁酉年) 한해를 장식한 축산업의 키워드는 살충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소해면상뇌증(광우병·BSE), 가축분뇨, 무허가축사 등 부정적인 어휘가 다수였다. 이런 탓에 축산업 종사자들은 축산업의 존재 이유를 묻고 답하느라 바쁜 한해를 보냈다.

2017년은 축산업에서 그동안 드러났던 또는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였다. 7월 유럽의 살충제 달걀 유통 사태는 국내에서도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것을 예견하는 전주곡이었을까?

국내에서 발생한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사태는 달걀가격 급락은 물론 소비자 신뢰까지 추락한 최악의 뉴스로 꼽힌다. 이 사건의 여파는 가금산업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산란계 사육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육밀도 조정, 동물복지농장 확대 등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이다. AI는 2017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최근에는 발생빈도와 규모가 2016년 말, 2017년 초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고 있으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어 차단방역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정부는 일부 오리농장을 대상으로 휴지기제를 실시하는 고강도 조치까지 취한 상태다.

2월 발생한 구제역은 홍콩으로의 한우고기 수출길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구제역 발생은 백신 청정국 지위를 한번 상실하면 회복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8월엔 제주의 일부 돼지농가들이 수년간 8500여t의 가축분뇨를 지하수 자연 통로인 ‘숨골’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농가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와 함께 적법화 진행속도가 느려 논란이 됐던 무허가축사 문제가 2018년의 서막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년에는 외국발 축산 이슈 또한 다양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BSE는 수입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했다. 유럽에서는 치료제가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AI 탓에 해외 종축(種畜)에 의존하는 국내 가금산업은 종계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축산업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던 2017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그동안 드러난 축산업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자세히 파악하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시기다. 이제는 축산업계의 모든 구성원이 답을 찾아야 한다. 2018년 무술년에는 축산업계에 청정·안전·신뢰·수출 등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키워드가 가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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