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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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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상효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12월 1일
김 상 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고령자용 식품과 관련한 규정과 제도가 미비해 관련 시장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10월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 제정안을 마련했고, 이달 말 공포를 앞두고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치아 부실, 소화기능 저하 등을 겪는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하고 기호에 적합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고령자가 먹기 편하게 가공한 식품’을 의미한다.

지금 산업표준을 마련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시장형성 초기단계여서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동기와 활동만으로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고령친화식품이 공급·소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개입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 일환으로 ‘100세 시대 이미지업 프로젝트(가칭)’와 같은 범국민 건강증진 캠페인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캠페인은 고령화에 따른 신체적 변화, 올바른 식품섭취와 식생활 내용 전달을 핵심으로 한다. 동시에 나이가 들면서 고령친화식품을 구입하고 섭취하는 것은 보청기나 틀니를 사용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위이고, 고령친화식품이 질병예방식·영양균형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는고령친화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스스로 고령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더이상 일반식품을 원활하게 섭취할 수 없는 ‘낙오된 존재’로 인식하지 않게 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나아가서는 캠페인을 통해 고령자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존재라는 자부심과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는 의지를 갖도록 해줘야 한다.

정부가 고령자를 대상으로 저작·연하 기능(씹고 삼키는 기능) 검사를 추진하고, 고령친화식품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홍보를 병행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특히 연하기능 장애는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VFS)’로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고령자들의 거부감도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다른 질병검사와 병행하면 질병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의학계에 연하기능 장애와 치매는 상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하검사를 의무화할 경우 고령자들이 꺼려하는 치매 사전검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활성화되면 고령 소비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또 고령화시대 필수 업종으로서의 고령친화식품산업과 농림축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식품부뿐만 아니라 범부처가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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