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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농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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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송미령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11월 8일
송 미 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프랑스는 2014년 3월 지역발전정책을 전담하는 범부처 기구로 ‘국토의 평등을 위한 위원회(CGET)’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는 기존 ‘국토의 정비 및 지역의 매력을 위한 범부처기구(DATAR)’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개편의 중요한 이유는 지역불균형 발전 완화의 필요, 도시·농촌 통합적 정책의 필요, 중앙과 지자체간 협력 강화의 필요다.

이 위원회는 2개 위원회를 주축으로 구성·운영된다. 바로 ‘농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CIR·Comite Interministeriel aux Ruralites)’와 ‘평등과 시민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다. 특히 ‘농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를 통해 농촌이 마주한 다양한 도전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고 농촌에 호의적인 새로운 동력을 증대시키려 노력한다는 철학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 농촌사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다양한 농촌지역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종전과는 다른 발전전략을 모색하고자 했다. 특히 프랑스 정부는 ‘오늘날 농촌의 다양성은 단지 도시의 반대 개념이라거나 하나의 동질한 개념으로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장기적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농촌발전이 반드시 전제돼야만 한다는 것을 천명했다. 농촌발전의 원칙으로 ‘서비스 접근의 평등을 보장한다’ ‘농촌지역의 발전 역량을 강화한다’ ‘사회적 연결망 구축을 보장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농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는 총리 주도로 매년 국가가 추진할 농촌정책의 우선과제를 도출하고 곧바로 예산사업을 실행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어떤 해는 대통령이 직접 위원회를 주재, 전년도에 실행한 대책들의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대책들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 대책들은 대단히 섬세하고 구체적이다. 예를 들면 농촌 중심지에 아동플랫폼 100곳 설치, 1만3600개 농촌활성화존 구축, 응급처치 훈련이 된 보충의사 200명 육성·파견, 2017년 말까지 건강거점 1000곳 설치 등과 같다.

지난해 위원회에서는 그 전년도에 실행된 정책 중 36개가 추진단계에 있고 31개 정책은 목표를 달성 또는 초과달성한 것으로 보고됐다. 농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치료·돌보기, 공공서비스 접근하기, 농업·경제·일자리를 위한 행동하기 등 9개 정책영역에 대해 추가로 과제를 발굴하고 ‘프랑스 농촌을 위한 37개 새로운 수단’을 발표했다. 특히 중앙정부 정책과 지역의 현안·성장동력의 긴밀한 연계를 강조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촌계약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농촌계약은 위원회에서 결정된 정책수단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장치다. 우리의 광역지자체에 해당하는 데파르트망 단위에도 ‘농촌위원회’를 설치하고, 도지사가 농촌정책의 코디네이터를 지정한다. 서비스 및 치료·돌봄 접근, 중심지 활성화, 지역의 매력 증대, 접근성 강화, 생태적 보전, 사회적 연대 등의 요소 중심으로, 필요한 사업에 대해 국가와 지역이 계약을 체결한다. 이때 지역에서는 도지사가 지정한 코디네이터 외에도 다양한 주체들이 연대해서 농촌발전을 위한 인적·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함께 도모한다.

프랑스는 2014년 이후 ‘농촌을 위한 부처공동위원회’ 중심으로 농촌지역에서 주민의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104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국가발전의 중요 지향점으로 농촌의 매력 증대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고, 모든 농촌지역들이 ‘탁월한 지역’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에게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 총리가 위원장인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 등이 있다. 대통령 공약 중에는 농어업·농어촌특별기구 설치도 포함돼 있다. 농촌의 발전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토대라는 인식 아래 농촌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들이 고안되고,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더해져 그 대책들이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부러운 것은 범부처 공동으로 대응할 국가적 현안으로 농촌문제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이며, 도시와는 다른 다양성 넘치는 농촌의 잠재력에 주목해 농촌에 ‘호의적’인 동력을 함께 찾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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