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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산업 문제점과 나아가야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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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성명환
농경나눔터 기고 |  2017년 10월 2일 
성 명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금 충청남도 금산에서는 세계인삼엑스포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국제인삼 행사로서 2006년, 2011년에 이어 3번째이다. 인삼체험관, 식물관, 인삼미래농업관, 국제교역관 등을 설치하여 인삼과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등 해외 인삼유통업체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하여 국제교역관에 자국의 인삼제품 홍보는 물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인삼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고려인삼은 15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동양의 신비한 영약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백제 무령왕 12년에 양나라 무제에게 인삼을 선물했다는 기록이 명의별록(名醫別錄)에 나온다. 우리나라 인삼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이지만 실제 고려인삼의 존재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고려인삼의 명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인삼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 있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인삼시장에서 우리나라 인삼수출액 규모는 캐나다와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밀려났다. 세계 인삼시장에서의 고려인삼의 위상이 하락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세계 인삼시장을 둘러싼 대외적인 여건이 변화되고 있는 반면 국내 인삼산업은 생산 및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삼생산비 상승에 따른 인삼경작 농가의 수익성 악화, 긴 생육기간과 빈번한 자연재해 발생, 재배적지 확보 곤란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국내 인삼 경작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인삼 제조 및 유통 부문에서도 엄격한 검사제도, 복잡한 포장단위, 전근대적인 거래관행, 복잡한 유통 구조 등으로 소비를 확대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로 안전한 식품, 고급 건강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채소 및 과일 등에서 농약이 과다 검출되었다는 언론보도 등으로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증대되는 가운데, 인삼의 안전성과 품질에 관한 소비자의 신뢰 역시 우려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인삼 소비패턴이 수삼에서 제품위주로 바뀌면서 인삼제품의 원료함량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인삼산업이 안고 있는 제반 문제점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내외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인삼을 생산해야 한다. 농약이나 기타 위해요인으로부터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인삼을 생산한다면 가공과 유통단계에서도 안전성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行下效)”라는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인삼생산기반을 확충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완비함으로써 경작부문에서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인삼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인삼에 대한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확대하거나 인삼표준경작법을 강화하여 비료나 농약사용, 재배 과정, 그 후 가공 및 유통과정을 체계적 관리함으로써 어느 지역에서, 누가, 어떻게 생산한 인삼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한다면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는 물론 이를 통한 차별적 유통의 과학적 근거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가공-유통-소비과정 전체를 통합하여 인삼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함으로써 외국산 인삼으로부터 국내시장을 보호하고 나아가 생산 확대 및 투명한 유통질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인삼에 대한 과학적 효능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인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삼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인삼을 원료로 한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향후 세계 인삼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원료삼을 얼마나 많이 공급 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인삼산업의 미래는 청정 인삼생산기반 구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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