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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축산업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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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9월 15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닭의 해가 맞긴 맞나보다. 올 한해 양계산업 종사자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일 것이다. 연초 원활하지 못한 공급 탓에 ‘금란(金卵)’으로 대접받던 달걀이 이제는 식품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있어서다.

8월14일 국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소비자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최종 소매단계인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달걀 소비가 일시적으로 최대 70%까지 감소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기 전 달걀 산지값은 1800원대(특란 10개 기준)의 강세를 보였지만 9월11일엔 1200원대에 거래됐다. 닭 산지값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양계시장의 단기예측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는 달걀과 닭고기 가격 하락의 주원인이 소비위축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연말부터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의 영향으로 양계산물 공급이 부족한데도 이번 사태로 인한 소비자 불안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양계산물 소비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양계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과거 사례로 보면 AI 발생 때 소비위축 기간은 최단 1개월에서 최장 3개월 정도였다. 그러나 식품안전사고처럼 매우 민감한 사안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축산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축산업 근본적 개선대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축산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국가에서조차 축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한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축산업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축산업의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와중에 꾸려진 ‘축산업 근본적 개선대책 TF’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TF에서 주로 논의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생산단계에서는 사육환경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밀집사육지역 구조조정, 깨끗한 축산농장 육성 등이다.

유통단계에서는 가금산물 이력제 도입과 유통체계 개선, 동물용 의약품·의약외품 관리개선 등 축산물 안전관리 체계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친환경 등 인증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도 다뤄지고 있다. 방역 측면에서는 가축질병 상시예방 체계구축 등의 방안을 다루려 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노력의 최종 종착역은 우리 축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신뢰다. 축산업계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엄혹한 시기임을 인지하고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축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자·유통인·정부·학계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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