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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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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안전관리, 수의사의 정보공유와 수집체계 강화
2008
기고자 황의식
농수축산신문 기고 | 2017년 9월 11일
황 의 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류인플루엔자(AI)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다시 살충제 달걀 및 닭고기 파동사태로 축산업은 위기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온 나라가 연일 축산물 안전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동물약품을 오남용하는 농가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정부의 식품안전 관리능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농가는 위험성을 모르고 소량을 사용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기도 하다.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팽배하여 소비위축으로 판매가격이 급락하는 등 위기감마저 감돈다. 조류독감으로 살처분, 폐기처분하여 생산기반이 약화된 가운데 가격조차 급락하였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는 길고 어두운 터널에 갇혀있는 심정일 것이다. 이러다 양계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된다.

이번 사태는 가축방역과 축산물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축산방역 및 축산물 안전관리를 위한 조직을 강화하고자 조직체계를 정비하였다. 정부 내에서 축산업진흥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과 방역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을 분리하였다. 축산농가의 입장에서 축산업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서 축산업의 장기발전을 위해 필요한 가축질병의 관리와 축산물 안전성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모든 언론에서 축산물 안전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동물약품의 처방과 판매, 사용방법의 전달, 그리고 적합한 가축사양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 수의·방역과 관련한 정보의 체계적인 관리와 분석이 부족하다. 수의사는 축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물약품의 유통과 이용, 동물약품의 오남용 현황, 사양관리와 지도 등 위생·안전을 위한 수의와 방역의 역할을 담당한다. 수의사의 이런 정보 수집과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가축질병관리 및 축산물 안전관리는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농가나 수의사만큼 잘 알고, 많이 알고 있는 주체는 없을 것이다. 수의사에 의한 체계적인 정보수집체계의 구축과 자율적인 정보관리와 공유인식의 제고로 사전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보다 조직적인 정보관리 체계구축을 위하여 수의방역당국이 지역별, 개별농장별 가축사양실태 정보, 진료기록, 처방기록을 공유할 수 있는 플렛폼을 만들어 관리함으로써, 사전에 문제를 감지하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각종 농가정보, 사양관리기록, 동물병원의 진료기록, 동물약국의 판매기록 등을 빅데이터화하여 분석함으로써 사전에 문제점을 발견하여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수의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아닌 민간 수의사회가 스스로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수의·방역 현장에서 어떤 정보를 수집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떻게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이를 위한 정부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축산물안전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축산농가와 정부의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정부의 대책만으로도 달성하기는 어렵다. 축산업에 관계되는 농가, 축산계열업체 및 유통업체, 수의업계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수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다양한 주체들이 조금씩 안전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면 사회적 피해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집체계를 정비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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