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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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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7년 8월 22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살충제 계란으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근데 “왠 착한 소비(smart consumption)?” 식품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또 한 번 느낀다. 그래서 더욱 ‘착한 소비’에 주목해야 한다.

‘착한 소비’는 일반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인간적인 소비에 중점을 두면서 가격보다는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을 한다. 그래서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상품이나 공정무역 상품 등을 구매한다. 제품의 생산과정의 윤리성, 환경적 요소 등을 먼저 생각해 소비하는 윤리적 소비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에코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식품안전에 대한 세심한 선택

이런 착한 소비가 식품소비에 있어서는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가정에서는 일반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소비하는 경우는 아직 적지만 식품 안전에 대한 주부들의 세심한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그렇다. 또 소비자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이미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식품 안전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행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과 식품 생산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적극 투자해야 한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이러한 흐름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도 생각하고 안전도 챙겨주는 농산물과 식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쉽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열차를 이용하면 소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라는 기차 이용 확대 캠페인과 건강 캠페인에서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수명이 4초씩 연장된다”는 것으로 계단 오르기를 홍보하듯이 말이다. 또한 환경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농산물과 식품을 일정량 구입하면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에 기부되는 형식의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아니 살충제 계란 사건으로 중요성은 국민들에게 이미 각인 되었다.

안전성·윤리적 결함 땐 안티로

착한 소비를 하는 착한 소비자(smart consumer)들의 특성 중에 하나는 착한 제품에는 무한 충성하지만 안전성과 윤리적 결함이 있으면 강력한 안티로 돌변한다는 것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착한 소비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고, 깨끗한 환경을 지켜낼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착한 소비자는 환경과 안전이라는 가치를 소비한다. 우리 농업·농촌도 환경 지킴과 식품 안전이라는 가치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돈 버는 농업·농촌에서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과 깨끗하고 풍요로운 농업·농촌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켈시 티어먼(Kelsey Timmeerman)은 ‘식탁위의 세상-나는 음식에서 삶을 배웠다“라는 책에서 공정무역이나 윤리적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바른 식품을 공급할 의무가 있는 농업의 기본적 역할의 실종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를 자각하며 소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줬다.

외식업계, 식품가공업계 등과 같은 원가중심의 대량생산체제를 지향하는 시장을 모두 사수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일반 가정식탁의 음식 재료는 책임질 수 있는 생산체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비료와 농약과 같은 투입요소를 줄이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는 착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착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생명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IT 등의 첨단과학의 힘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가치에 부합하는 착한 생산을

착한 소비와 착한 소비자에 주목하는 농업과 농촌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들의 요구와 가치에 부합할 수 있는 농업·농촌이 될 때 국민들은 지지를 보낼 것이다. 착한 소비를 하는 착한 소비자들이 있듯이 착한 농산물을 생산해서 공급하는 착한 농업인과 착한 농업·농촌만이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 이것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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