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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격 상승에 대한 올바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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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미성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7월 17일
박 미 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


통계청이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농축산물물가가 주목받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했는데, 농축산물이 크게 올랐다. 특히 최근 가뭄 영향으로 과일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또다시 농축산물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적하고 있다. 과연 과일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범일까?

농축산물은 가격변동이 크게 나타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공급량이 조금만 많아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조금만 부족해도 크게 오르는 특성이 있다. 공급량은 폭염과 같은 이상 기상변화에 좌우되기도 한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것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문제시하는 것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년에 가격이 크게 낮았다면 그 기저효과로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신선과일의 소비자물가를 보면, 2016년 5~6월에는 과일 생육기 기상호조로 토마토·참외 등 출하량이 증가하고, 저장과일인 사과도 생산량 증가에 따른 출하량 증가로 과일가격이 낮았다. 가격이 평년 대비 낮았던 작년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률이 커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평년가격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될 수준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17년 5월 수박 소비자물가지수(2015=100)는 132.2로 전년(112.8)보다 17.1%나 높지만, 평년(133.6)보다 1.1% 낮다. 즉, 올해 5월 수박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평년 정도의 시세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에서 농축산물 물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소비자물가를 이야기하면서 농축산물을 과도하게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소비자물가 산출에서 사과 등 15개 과일품목의 물가가중치는 15.9에 불과하며 그 영향이 미미하다. 우리나라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264만원임을 고려할 때, 도시근로자 가구는 과일 구입비로 4만1900원을 지출한다는 것을 뜻한다.

농산물은 생활물가와 밀접하므로 소비자물가보다는 농산물물가 자체만을 분리해서 봐야 적합하다. 소비자물가의 주범도 아니고, 농가소득하고도 연관돼 있으므로 독립적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소비자에게 품질 좋은 과일을 적정한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최근 과일가격이 오르는 것은 생산이 감소했다기보다는 소비가 증가한 것도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기상조건으로 인해 과일맛이 좋아지면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가격은 올랐지만 소비자만족도는 어느 시기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과수농가는 가뭄으로 단수가 감소한 것을 맛 좋은 과일로 가격을 잘받아 보완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과일가격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과일가격 변동을 소비자물가 상승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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