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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업에 4차 산업기술을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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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석현덕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7년 5월 2일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단어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인터넷이나 언론, 대선 판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지만 실생활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예컨대 인기포털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빅데이터가 해당 업소 방문자 성향을 자동으로 분석해준다. 세계 최대 인터넷유통회사인 아마존은 소형로봇으로 상품을 정리해 30만명 분의 노동력을 줄일 예정이다. 임업이나 농업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피해나갈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히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위험요소가 많은 임업은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요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임업은 산이라는 특수 지형에서 이뤄지며 대상 면적이 넓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노동력 투입이 힘들다. 노동력 해결의 관건은 기계화인데 우리나라 산지지형과 농산촌의 노동구조상 결코 쉽지 않고, 기계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수익성이 극히 낮다. 최근 임산물가공이나 휴양, 치유 목적 등으로 6차산업화도 이야기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러나 4차 산업기술이 투입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기술이 임업이 지닌 노동력의 한계를 극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기술의 면면을 보면 임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산림자원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산림자원량에 대한 정보다. 산림사업에 따라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자원량의 변화를 추정해야 하는데 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임업기술자가 직접 산을 다니며 시행하는 전통적인 산림측량은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든다. 여기에 활용할 수 있는 4차 산업기술 중 하나가 라이다(LiDAR)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물체에 쏘아 그 형체를 파악하는 장치이다. 여기에 3D기술을 접목하고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에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면 험한 산지의 자원조사를 저비용으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고 데이터 처리와 활용도 쉬워진다. 무인기와 3D기술, 빅데이터 처리기술의 혼합은 획기적인 4차 산업기술이며, 산림자원의 조사와 관리에서 엄청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다를 포함한 4차 산업기술은 산사태나 산불 등 산림재해의 예찰과 피해 정도의 추정 등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산림 관리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산사태, 산불, 재선충과 같은 재해인데, 라이다 같은 기술과 무인기 활용 등으로 스캐닝 효과가 커진다면 당연히 예찰이 쉬워질 것이다. 스마트 팜과 같은 AI와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장착한 시설은 임산물 생산과 양묘에 당장 적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는 임산물 유통, 휴양이나 산림치유와 같은 산림서비스 제공에서 소비패턴이나 수요성향의 파악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로봇기술은 산림사업 기계화에 이용할 수 있어 경영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임업분야에서 4차 산업기술이 적용될 곳은 무궁무진하다. 다음 고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관련 기술이나 디바이스의 개발은 사적분야이거나 시장의 몫이지만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첫째, R&D 쪽에 4차 산업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관련 기술을 적용하려는 임업인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산림사업공모사업에 4차 산업기술 적용 사업을 포함시켜 임업인이 이를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국가산림조사 등 국가사업에 선도적으로 관련 기술이나 디바이스를 적용해야 한다. 넷째, 인력양성과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임업인의 교육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 관련 규제를 검토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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