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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손잡고 풀어야 할 농업·농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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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3월 20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최근 우리 농업·농촌에서는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몸부림이 강하게 일고 있다. 스마트팜처럼 농업과 정보기술(IT) 등을 융합한 혁신적인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농산물 생산·가공·유통·관광 등을 결합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의 6차산업화는 전국으로 확산중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몇년간 풍년이 이어지면서 쌀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변동직불금 ‘퍼주기 논란’까지 겹치면서 쌀 수급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해 살처분이 이루어지면서 축산업, 나아가 농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날로 차가워지고 있다. 자칫하면 이제 막 싹트고 있는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능성마저 같은 시선으로 보게 될까 봐 걱정이다.
 

농업계 전반에서는 국민에게 안전한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근본적인 원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됐기 때문이다.
 

우리 농산물의 대표이자 주곡인 쌀은 해방 이후 1960~70년대만 해도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국민들이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 <통일벼> 개발로 ‘녹색혁명’ 바람이 불어 주곡을 자급하는 성과를 이뤘다. 동시에 비농업 부문에 인력을 공급해 경제 발전의 디딤돌 역할도 충실히 감당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이후 시장개방으로 저렴한 외국 농산물이 수입되면서 소득이 줄고 삶이 어렵게 되자 농가와 농촌인구가 줄어들었다.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어 성과도 있었으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소득 증가를 위해 제한된 면적에서 집약적으로 생산하다보니 환경문제도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우리 농업이 그동안 국가 경제와 사회에 기여해온 것을 전처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농업이 짊어지고 있는 역할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는 우리 농업계가 타성에 젖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반성도 해본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지금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현재는 국민의 생활여건과 수준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농업과 농촌에 대해 원하는 바도 많이 달라졌다. 또한 국민 개개인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고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본인이 낸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있는지 관심도 높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농업이 농산물 공급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국민 개개인의 세금이 농업·농촌에 투자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예전처럼 국민들에게 ‘농업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일종의 호소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농업·농촌이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함은 물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할 때 머물고 싶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 따뜻한 삶의 공동체 등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니 투자를 해달라고 알려야 할 때다.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농민과 농촌 주민들이 관계자들과 함께 소비자인 국민에게 농업·농촌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제공할지 머리를 맞대고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럴 때 국민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어 우리 농업·농촌의 부흥과 성장을 도울 것이다. 농민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두 손도 서로 맞아야 소리가 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우리 농업·농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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