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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과일산업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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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미성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3월 15일
박 미 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국내 신선과일 공급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00년 275만t에서 2015년 341만t으로 24% 증가했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과일 공급량에서 수입과일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과일의 비중은 2000년 12%에서 2015년 21%로 확대된 반면 국산과일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78%로 감소해 국내 과일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30년 만의 유례없는 폭염으로 국내 생산량이 전년보다 3% 감소한 반면 수입과일은 오히려 5% 증가했다. 국내 과일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최근 사과·배 등 저장과일의 가격은 예년보다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어 저장 농가의 시름이 커져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품목 자체 물량의 증감을 제외하더라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크게 네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수입과일 확대로 국내 과일 소비가 일부 대체되기 때문이다. 수입개방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과일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1990년대 초반에는 바나나·파인애플(1991년 개방) 등 열대과일 위주로 수입되다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인 1997년 7월 오렌지시장이 완전개방되면서 오렌지 수입도 본격화됐다. 2000년대 들어 FTA가 본격적으로 체결됨에 따라 과일 수입 품목은 더욱 다양화됐고 수입국도 다변화됐다.

둘째, 국내 과일과 소비경합 관계에 있는 딸기·토마토 등 과일과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과거보다 정보 취득이 용이해지면서 색다른 맛을 지닌 다양한 과일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소득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소비자들은 연휴가 되면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 유럽·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여러 과일을 맛보게 되면서 식습관도 변하게 되어 기존의 사과·배·감귤·단감·포도·복숭아 등 6대 과일 소비에만 만족하지 못하고 다양한 맛의 과일을 섭취하기를 원한다.

넷째, 인구노령화, 1인 가구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로 간편성·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나, 이러한 소비패턴 변화에 적합한 국산과일이 부족한 탓이다.

앞에서 설명한 이유들은 최근의 낮은 과일 시세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국내 과일산업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기도 한다.

2015~2016년 포도 폐업지원사업이 진행됐고, 과원을 폐원한 농가들은 올해 어떤 작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신규 작목을 고민하는 농가들은 남들이 재배하는 품목을 선택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받아들여 소비 트렌드에 맞는 과일 품목·품종을 재배하고, 산지조직화를 통해 시장교섭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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