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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농가·상인·소비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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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성우
농민신문 기고 | 2017년 2월 24일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2~3년 동안 주요 채소류 가격은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높았다. 특히 2016년에는 1월 폭설 이후 한파, 8월 폭염,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은 연중 높았다. 1월 ‘2017 농업전망’ 발표에 따르면 올해 주요 채소류 가격은 재배면적 증가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채소류 가격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농가·유통인·가공업체·소비자에게 중요하다. 특히 노지채소는 생육 특성상 기상에 따라 수확량 차이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수확량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대한 수급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채소류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단기적으로 농가와 유통인의 소득이 높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채소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고추는 2011년 여름철 집중호우로 국내산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평년보다 70%나 높게 형성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산 건고추 가격이 높아지자 김치업체 등 대형 수요처는 관세가 낮은 외국산 냉동고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번 사용하기 시작한 외국산 냉동고추는 국내산을 대체하게 됐고, 전체 고추 수입량이 10만t을 넘어서며 국내 자급률은 50%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여 있다.


마늘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산 마늘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높게 형성됐지만, 생산량 감소폭에 비해 가격이 더 높게 오르면서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마늘은 수확기에 저장업체들이 농가로부터 전량 매입해 저장·가공한 뒤 출하하는데,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국내산 수요처가 중국산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재배면적이 늘어도 기상이변으로 수확량이 줄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생산량이 적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 이상으로 가격이 높아지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 일부 저장·가공업체들이 가격 담합 등으로 불공정 거래를 하면 결국 농산업과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정부는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적시에 제거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농가는 적정 면적을 재배하고, 유통 주체들은 적정 이윤을 기대하며, 정부는 이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유통 주체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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