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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계란 가격, 계란산업에 毒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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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지인배
라이브뉴스 기고 | 2017년 1월 13일
지 인 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끼상품으로 취급되던 계란이 금란(金卵)으로 대접받고 있다.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으로 매몰 처분된 산란계 마릿수가 총 사육 마릿수의 30%가 넘는 2,300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부터 계란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1월 현재 계란가격은 산지와 소비지를 막론하고, AI 발생 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AI 발생이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AI 여파를 빗겨간 일부 농가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계란 판매시기를 조정하고, 특정 가공업체에서는 사재기를 하는 등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고 있다. 이는 계란 부족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더 오르겠지’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연 이러한 계란 가격 고공행진이 농가와 유통업체들에게 좋기만 할까? 소비자는 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정 재화의 가격 상승은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란이 생활필수재적인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를 경우 소비자는 소비를 줄일 것이다. 특히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은 소비자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

한편 계란가격이 크게 상승하자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수요가 많은 시기에 일 1,000만개 이상을 시장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농협계통과 대형마트 비축물량, AI 방역대 내의 출하제한 계란, 민간의 수입물량, aT 비축물량 등 적극적인 계란 공급 대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6개월 무관세 적용과, 수입 시 운송비 지원 등 계란과 계란가공품 수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전란액(全卵液) 조기도입을 통해 신선란 가공용 수요를 대체할 계획이다. 민간에서도 수입물량을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한 계란 수입업체는 미국으로부터 설 명절 전에 상당물량을 수입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란 공급확대 노력이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수입된 신선란은 가격이 높아 향후 계란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추가 수입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계란을 원료로 이용하는 가공업체는 그동안 국내산 계란이 저렴하여 신선란을 주로 사용하였으나, 수입전란액 등 계란 가공품 이용 후 평가가 좋다면 국내산 신선란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후 신선란 수요가 수입가공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계란 산업에 아주 나쁜 독(毒)이 될 수 있다.

그 동안 계란 시장은 공급과잉과 AI 발생으로 인한 가격 급등락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농가와 소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란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AI 발생에 따른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눈앞의 당장의 이익을 위해 계란가격을 높게 올리는 행위는 우리나라 계란산업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 조기종식과 함께 계란시장의 안정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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