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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조기 종식과 계란 수급 안정에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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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형우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7년 1월 10일 
이 형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밝아왔지만 올해 가금산업은 조류인플루엔자라는 큰 산을 넘어야하는 숙제를 안고 시작되었다. 작년 11월 17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이후 경북,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였다. 불과 45일 사이에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전국을 강타하였다. 이에 매몰 처분된 가금류의 수가 3000만수에 이르러 과거 7차례 동안 발생한 AI 매몰처분 마릿수 기록을 경신하였다. 전파속도와 매몰 처분 규모가 말해주듯이 이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에서는 AI 발생 농장과 반경 3km 이내 농장의 가금류에 대해 매몰 처분을 실시하고,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하는 등 대응 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AI 의심신고가 줄어드는 추세이나 향후 추이를 예단하기는 이르며, 특히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29건)되면서 방역의 어려움이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H5N6, H5N8)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 활동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를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 활동이 요구된다. 최근 들어 고병원성 AI가 잠잠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재발 시에는 확산방지를 위해 초기에 완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금류 농장은 철저한 소독과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방역당국은 AI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금번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가금산업의 피해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몰 처분 가금류가 주로 계란을 생산하는 닭(산란계 매몰 처분 약 2250만수, 총 사육의 30%)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소비자들이 가장 저렴하게 섭취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인 계란의 공급 부족현상이 심화된다면 다가올 설에도 소비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급 부족으로 계란 산지와 소비자 가격은 AI 발생 전후 대비 약 45∼60% 상승하였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판매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고, 또한 일부 가공업체는 사재기 등의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보도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계란 공급 부족을 메우고 가격상승을 억제하여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자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한시적으로 계란 및 난가공품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신선란 수입 시 운송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신선란 수입은 항공뿐만 아니라 해상을 통한 수입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이고 직접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가격안정대책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입국가 선정, 검역관계, 비용 등 여러 제약이 따른다. 그리고 계란 생산기반의 조기 회복을 위해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병아리를 사육(약 22주)한 후에 이동제한 해제 시 농가에게 공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AI 비발생 국가에서 산란 종계(어미닭)와 산란계를 조기에 수입하고 원활한 재입식을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의 대책을 제시하였다. 유통단계에서는 사재기 등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단속하고, 계란이 수입될 경우 수입계란에 대한 위생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산지, 유통기한, 보존방법 등을 정확히 명시하도록 조치하였다.
 

이렇듯 AI 발생에 따른 여파는 최종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에 AI 조기종식과 방역체계 개선 등과 더불어 계란산업 전반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요구된다. 우선 생산측면에서는 축사시설현대화를 통한 사육환경을 개선하여 차단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계란 유통과 관련해서는 가격과 거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GP(Grade Packing) 거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으며, 신선한 계란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냉장유통체계(Cold Chain System) 정착을 위한 지원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되면 그 동안 소비자들에게 미끼상품으로 인식되던 계란이 생산자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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