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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위협하는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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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창길

 

 이투데이 기고 | 2016년 10월 25일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밥이 하늘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먹는 것을 중요시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등 우리의 식습관은 바뀌고 있지만, 인간이 먹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렇듯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에 대응해 식량을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을 우리는 식량안보라고 한다.

최근 농업계에서는 기후변화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얼마 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16 식량농업 상황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를 세계 식량안보의 주된 위협 요인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FAO는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까지 3500만~1억22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8%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농촌 인구의 고령화, 농가 수의 꾸준한 감소, 식량자급률 하락 등과 맞물려서 기후변화가 농업과 농촌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감귤, 사과 등 농작물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고 있고, 고랭지 배추 등 주요 농작물 재배지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농정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그동안 온실가스의 감축과 흡수, 복원력 향상 등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둬 왔다. 물론 식량안보에 대한 논의나 정책 입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라는 화두 아래에서는 식량안보나 생산성 증가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국제사회에서는 2010년부터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식량안보 유지를 위한 생산성 증가 등 세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기후 스마트 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기후 스마트 농업의 기회와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국제기구와 주요국 전문가들은 기후 스마트 농업의 개념, 적용 방법, 경제성 평가, 관련 정책 조합 마련 등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했다. 기후 스마트 농업 시스템은 한 가지 목표에만 치중하던 현 농정을 정책 간 상호보완 관계를 극대화하는 정책 패키지로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 농업이 기후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 환경과 기후에 적합한 한국형 또는 지역형 기후 스마트 농업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미래 식량안보를 위해 농업 부문이 기후변화에 ‘스마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공감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작년에 북극 콘퍼런스(GLACIER)에서 한 발언은 이와 관련해 우리의 책임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동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기후변화는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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