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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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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지성태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6년 8월 23일
지 성 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블루베리는 2002년 미국 ‘타임(Time)’지에서 슈퍼 푸드로 선정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능성 과일로 2000년부터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재배면적과 함께 수입량도 증가, 국산 블루베리 가격은 2011년 kg당 2만9000원에서 2015년 1만7000원까지 하락하였다. 급기야 올해 FTA 피해보전직불금과 폐업지원 대상품목으로 선정되었으며, 7월 말까지 폐업지원 신청 접수 결과 적지 않은 블루베리 재배농가가 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베리는 다른 과수 작목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재배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2014년 기준 블루베리의 10a당 소득은 775만 원으로 노지포도(366만 원), 사과(342만 원)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블루베리 재배농가들이 폐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그 원인은 정보 부족과 불확실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수입시장 정보의 부족 때문이다. 2004년 한·칠레 FTA 발효와 함께 칠레산 신선·냉동 블루베리에 대한 관세율이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되었고, 국내 블루베리 재배면적이 급증한 2012~2015년에는 한·미 FTA 이행으로 미국산 신선·냉동 블루베리에 대한 관세율이 각각 10년과 7년에 걸쳐 철폐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블루베리 재배농가는 관세율을 포함한 수입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재했거나 간과했을 것이다. 결국 관세율 인하로 수입이 급증했고, 앞으로 그 추세가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둘째, 생산 관련 정보의 부족 때문이다. 현재 블루베리 생산통계는 정부의 행정조사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개별 농가가 전국 재배현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농가가 참고할 만한 생산정보가 없기 때문에 과도한 신규 진입으로 재배면적 급증과 가격하락을 가져왔다. 폐업 추진과정에서도 향후 생산구조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셋째, 시장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국산 블루베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수익성이 여전히 다른 과수에 비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폐원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국내 블루베리 소비시장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 수입이 얼마나 더 증가할지, 국산 가격 하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등이 불확실한 까닭이다.
 

물론 농가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겠지만, 블루베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체작목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가는 폐원하기에 앞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계기로 개별 농가 혹은 지자체에서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전환하고자 할 때, 수입시장, 소비시장 및 생산 관련 정보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러한 정보에 대한 농업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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