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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통계 바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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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시현
경기일보 기고 | 2016년 7월 25일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얼마 전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5년에 귀촌인은 515,566명으로 전년 대비 21,886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촌인의 전거주지역은 경기가 23.9%, 서울이 15.2%이다. 귀촌지로서는 경기가 25.7%로 전년에 이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남, 경북, 충남, 전남 순이다.  

귀농 귀촌은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거주지 선택 행위이다. 하지만 귀농 귀촌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보고자 하는 개인의 열망과, 국토의 분산 거주와 농촌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변화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 2%대의 경제성장률, 청년실업, 가까워지는 인구 절벽 등과 같이 최근에 등장하는 이슈들은 과거 4-50년 동안 우리 사회 곳곳을 지배해 왔던 성장 시대의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귀농 귀촌은 해방 이후 근 70년 동안 지속된 농촌을 떠나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 패턴과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이 역시 성장 시대가 저물어 가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귀농 귀촌은 농촌에서 생태적인 삶을 즐기기 위한 밝은 측면의 선택보다는 팍팍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고픈 어두운 측면에서의 선택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귀농자는 그렇다 하여도 귀촌자 가운데는 상당수가 농촌에서 경제적인 활동을 원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귀촌자 중의 상당수는 농촌에서의 제2의 삶에 대한 위험에 대비하여 혼자서 이주를 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일부 은퇴자를 제외하고 안정된 귀촌 생활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에 발표된 귀촌 통계는 이러한 현상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 이번에 발표된 귀촌자는 동부에서 읍면부로의 인구 이동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도권이나 광역시 주변의 신개발 아파트단지로 이동하는 젊은 사람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번 통계에서 귀촌자가 많은 곳은 경기 남양주, 부산 기장,경기 광주, 경남 양산, 경기 화성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중심도시에서의 주거 비용을 피해 원거리 통근을 선택하는 자들이 선호하는 이주대상지이다. 2015년 귀촌인의 연령대별 구성비가 20대가 33.3%, 30대가 22.6% 이고 평균 연령은 37.9세인 것은 이를 반증한다. 2015년 귀촌 통계에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보다는 위성도시로 거주지를 옮긴 젊은 직장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어림잡아도 2015년 귀촌자 통계 수치 중 3분의 2 이상은 귀촌자로 분류할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을 귀촌자로 분류하고 이들에게서 귀촌자의 특징과 과제를 도출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귀농 귀촌 이유가 어떻고 귀농 귀촌후의 개개인의 삶의 형태가 어떻든 귀농 귀촌은 성장 시대가 가져온 불균형 발전의 폐해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기에 귀촌과 귀농을 장려하는 정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좋은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 기본한다. 귀촌의 개념에 보다 충실한 통계작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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