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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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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에 보행자 전용도로 설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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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시현
경기일보 기고 | 2016년 7월 1일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농어촌을 가다 보면 차가 쌩쌩 다니는 도로 한 곳을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한적한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앞에 천천히 가는 경운기 등을 보고 놀란 경험들이 한두 번이 아니다. 농어촌 도로 곳곳에는 ‘보행자ㆍ농기계주의’라는 교통 표지판을 붙여 놓고 운전자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에 비해 도로가 잘 닦인 나라도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각 종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선거 공약이 도로 신설이다. 고속도로 바로 옆에 4차선의 신설 국도가 있고 그 옆에는 사용되지 않은 2차선 국도가 있고 그 주변을 지방도가 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외형적인 도로 발달과는 달리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도로 안정성은 높지 않다. 특히 사람이 적게 사는 농어촌 지역의 도로는 자동차 통행만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의하면 농어촌의 교통사고율은 도시에 비해 낮지만 교통사고당 사망률은 도시보다 훨씬 높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의 사망사고율이 높다. 농어촌에서의 차량속도가 도시에 비해 빠르기도 하지만 도로의 안전시설 설치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도로의 대부분에는 보행자 전용 도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자동차 통행 위주로 설계된 도로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그리고 고령자가 모는 전동보행기들이 차량의 눈치를 보면서 차도 옆을 조심조심 통행하고 있는 것이 농어촌의 현실이다.
 

1년에 전국적으로 도로 건설에 쓰이는 돈은 아마도 수조원에 이를 것이다. 그 돈의 일부만 가지고도 농어촌의 기존 도로 옆에 차도와 분리된 제대로 된 보행자 전용도로를 충분히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의 고령화율은 이미 20%를 넘어서고 있다. 고령자가 보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어촌 정책의 큰 과제이다. 차량의 통행을 위한 새로운 도로 보다도 농어촌에 사는 가까운 사람들이 안심하고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농어촌 도로를 고쳐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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