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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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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정보가 영농계획 수립에 적극 활용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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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기환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5년 12월 15일
박 기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제 얼마 후면,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2015년이 어느 누구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안겨다 준 한해였겠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해였을 것이다. 농·식품 부문도 어김없이 명암이 교차하는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구제역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면서 한동안 파동을 겪어야 했으며, 수십 년 만에 처음 겪는다는 가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농작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였다. 이 와중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른바 김영란법)로 농·식품 소비가 행여 위축될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한·뉴질랜드 FTA와 한·베트남 FTA 타결에 이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농·식품 개방화 폭은 더욱 확대되었다.

녹록치 않지만 다시 땅 일궈야

그렇지만 올해 농업정책자금 금리가 인하되어 농업인의 부담이 조금이나마 경감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세부 실천계획이 발표되면서 농업부문의 6차산업화가 확대되고, 첨단화·규모화로 농·식품 경쟁력도 강화되는 등의 기반도 조성하였다. 또한, 농·식품 분야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하여 개선하기 위한 규제개혁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농업투자 확대는 물론, 비용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엔저 등의 여파로 고전 중인 농·식품 수출을 확대시키고자 향후 거대 농·식품 시장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할랄시장’ 개척을 위한 대책은 물론, FTA 활용 정책도 수립한 바 있다.

이처럼 농·식품 부문은 한편에서는 어려움도 겪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비단 농·식품 부문 뿐만 아니라 타 부문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매년 울기도 웃기도 하는 개인사와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다만, 새해를 맞이할 즈음에는 그 어떤 개인도, 그 어느 부문도 올해의 아픔이 내년에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만은 똑같지 않을까.

한해 소득 좌우할 영농계획 중요

바야흐로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아온다. 새해에도 농업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새마음 새 뜻을 담아 정성스레 땅을 일굴 것이다.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길 희망하며…. 그러나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에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역량과 능력을 감안하여 영농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다른 지역 혹은 타 작목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도 염두해 두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자칫 한해 소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포도는 FTA 폐업지원금 신청이 상당수 이루어졌다. 필자가 우려했던 바대로(농어민신문 농업마당 10.16일자) 내년 포도 재배면적은 올해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폐업한 포도농가는 주로 복숭아나 사과로 작목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복숭아(유모계) 유목면적은 올해보다 9%, 사과 유목면적은 5% 증가할 전망이다(KREI 과일관측 12월호). 이대로 가면 향후 복숭아와 사과 생산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가격은 하락하여 농가소득은 낮아질 것이다. 타 작목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대체작목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농경연 제공 정보 등 적극 활용을

농업인의 정보 접근성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습득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른 지역과 타 작물의 변화 상황을 검토하여 영농계획을 수립하고 싶어도 그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중의 하나는 농업관측정보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매월(혹은 분기별) 농업관측월보를 발간하여 향후 정식면적이나 재배면적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영농계획 수립 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농업전망 자료 또한 유용하게 이용 가능하다. 해마다 개최되는 농업전망대회에서는 각종 특별 이슈는 물론, 채소나 과채, 과일, 곡물, 축산 등 주요한 품목(축종)의 당해 연도와 중장기 수급 전망치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2016년 농업전망대회’는 내년 1월 20일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많은 농업인들이 이 정보를 잘 활용하여 보다 합리적인 영농계획을 수립한다면, 생산의 급증이나 급감 현상은 다소나마 완화되지 않을까. 모쪼록 내년에는 안정적인 농·식품 수급으로 농가소득이 지지되어 모처럼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만개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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