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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를 위한 올바른 식습관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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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성진
KREI 논단 | 2015년 3월 10일
박성진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인구 비율은 2001년 30.3%에서 2013년 32.5%로 증가하였고, 당뇨병은 8.9%에서 11.9%,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13년 15.9%로 증가하는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칼로리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활 습관병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한 국민의료비 증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2005년 약 6,000억 원에서 2010년 약 8,000억 원으로 증가하였고,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국민의료비 부담은 2001년 6.1%에서 2030년 16.8%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전통 식생활문화가 계승되지 못하고, 산업화에 따른 외래문화 유입, 불경기 지속, 외모지향 증가, 독신가구 증가 등의 경제·사회·문화·인구환경 변화 등으로 불건전한 식습관과 잘못된 식사정보가 확산됨에 따라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아침밥을 먹자
 

  식생활 습관이란 나라에 따라 다르고 기후나 계절에 따라 다르다. 식생활 습관 및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는 우리의 영양과 건강 상태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현대에는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하루 두 끼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므로 식사를 ‘조석’이라 불렀고, 점심은 ‘뱃속에 점을 찍을 정도로’ 간단히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는 어떠한가?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분의 1이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으며, 청소년 계층과 청년층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특히 높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점심이나 저녁에 먹는 양이 많아지게 되어 비만의 원인이 되고,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로 허기를 달랠 경우 영양적인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주식인 쌀에 대해 ‘먹으면 살이 찌고 당뇨병의 주범이 된다’는 오명을 씌워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다. 물론, 별다른 반찬 없이 쌀밥만을 먹을 경우 영양적인 편중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나, 요즘에는 다양한 반찬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아침밥으로 빵과 같은 서양식보다 밥 중심의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친 음식을 즐기자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식품들은 대부분 부드러워 씹어 먹을 만한 게 별로 없고 고열량, 고지방인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생활습관병의 증가로 연결되면서 어린이들의 비만을 불러오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 유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에 비해 도정하지 않은 현미, 보리, 밀, 잡곡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 속에서 자라난 채소나 산나물, 우리 조상들이 예로부터 먹어오던 절기음식, 제철에 나는 과일과 채소, 곡류 등 거친 음식은 천천히 먹을 수밖에 없어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고 음미하며 즐길 수 있다. 요즈음 세계 도처에서는 자기 나라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전통음식을 즐기자는 슬로푸드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식품들을 즐기는 것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 음식을 보호하고 발전시키자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자
 

  우리는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식구(食口)’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이러한 식구라는 의미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점심은 물론 아침과 저녁 식사도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3년 46.1%로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저녁 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는 비율은 65.1%로 나타났으며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식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고 영양을 공급하는 수단이 아니라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며 생활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기도 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소통과 공감을 형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기본적인 예절, 인성, 사회성 등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옛 어른들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식시오관(食時五觀)’이라는 식사법을 지켰다. 식시오관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이 음식을 먹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 입의 즐거움과 배의 만족에 치우치지 말라, 한 수저의 밥과 나물도 좋은 약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라, 네 이웃을 생각하라 등이다. 이를 토대로 옛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기초 예절과 타인에 대한 배려, 먹을거리를 귀하게 여길 줄 알도록 지도했다.
 

  개인의 식습관을 바꾸면 자신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도 더불어 건강해질 수 있다. 자! 이제 나의 식생활 습관을 돌아보자. 그리고 나의 선택이 가정을 비롯한 주변과 넓게는 사회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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