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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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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급 안정과 농업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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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지연
KREI 논단| 2014년 12월 26일
박 지 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교수들이 뽑은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보고 사슴이라 말하지 못하고 말이라고 말한다.”라고 한다. 2014년 농업계는 어떠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농업계, 특히 재배부문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단연 “풍년의 역설”이 아닐까 싶다. 풍년이 반갑기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올해는 대풍년이 농산물 가격 폭락을 야기하여 커다란 농가피해를 초래하는 불청객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2014년은 연중 따뜻하고 혹한, 혹서, 폭우나 가뭄과 같은 기상재해가 적었던 한 해였다. 1~3월은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1.4~1.8°C 높은 따뜻한 겨울이었고, 봄, 가을도 평년과 비교하여 따뜻하였다. 하지만 8월은 오히려 평년보다 1.3°C 낮아 혹서피해가 적었다. 그러므로 2014년은 농사짓기에 최적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좋은 기상여건으로 인해 가을배추의 생산량은 평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겨울배추와 겨울당근도 작년 대비 각각 10%, 24%씩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산량 증가는 배추와 당근뿐만 아니라 양배추, 양파 등 다양한 품목에서 연중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산물 소비가 같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생산량 증가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2월 22일 기준 배추가격은 평년 대비 37.4% 하락하였고, 당근과 양배추 가격도 평년 대비 각각 28.9%, 28.1% 낮게 형성되어 있다.
 

연중 계속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과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하여 정부와 유관기관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잉 생산된 품목에 관하여 시장격리, 수매비축 확대, 유통명령, 수출이나 기증 등을 통한 방출 등 다각도에서 수급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방안이 사후적이어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는 실정이다.
 

적정한 농산물의 생산은 쉽게 이루어지기 힘든 목표이지만, 매년 농산물 가격 급락과 급등을 겪는 현실에서 포기할 수 없는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적정생산이라는 목표를 정부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으며, 결국 생산자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농업관측센터의 역할 또한 이 시점에 있는 것이다.
 

농업관측의 목표는 농업인과 유통인에게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정보를 적기에 제공해 줌으로써 영농 및 농업경영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에 있다. 관측정보의 정확도는 그동안의 다양한 노력들로 많이 향상되었지만, 관측정보의 인지도는 다소 낮은 실정이다. 최근 진행된 관측정보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관측정보를 모른다는 비율이 높으며, 관측정보를 모르는 분들은 필요한 영농 정보를 주변 이웃이나 농·축협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측정보를 알고 있는 농업인의 관측정보 만족도, 신뢰도, 이해도, 영농 기여도가 대체적으로 높다는 긍정적인 결과 또한 함께 나타났다. 이는 농업관측이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농업인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정보라는 뜻이다.
 

2014년은 농업관측센터에서 어느 때보다 관측의 홍보와 인지도 향상에 힘을 쓴 한 해이었던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측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배포채널의 다양화와 가독성 향상에 노력하였다. 농업관측센터의 이러한 노력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며, 더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생산자 중심의 수급 안정! 2015년에도 농업관측이 멀고 어려워만 보이는 이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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