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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에 대한 국민 자긍심을 토대로 한식세계화 추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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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황윤재
KREI논단 |  2014년 9월 24일 
황 윤 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과거 음식은 주로 생명 유지를 위한 영양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점차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명 유지를 넘어 삶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한 지역 더 나아가 한 국가의 생활과 문화를 투영해주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음식의 사회문화적 중요성도 커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적인 글로벌화 추세와 세계적인 식품시장 규모 증가 등으로 음식이 사회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 전 세계적인 파급영향을 가지게 되어, ‘음식전쟁의 시대’ 또는 ‘식품전쟁의 시대’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국가 차원에서 지니는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음식을 국가 자산으로 인식하고, 자국 음식 및 식문화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가브랜드(‘한 브랜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한식의 중요성도 더불어 커지게 되었다. 2009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한식세계화정책’을 추진하여 왔다.

기존의 한식세계화정책에서는 한식에 대한 해외 인지도 및 이미지 제고에 상당부분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사업·전략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최근에는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외국인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되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또한 건강 중시 경향이 커지면서 한식이 세계적인 건강·웰빙음식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그러나 해외 인지도 및 이미지 제고 등 해외에서의 한식에 대한 위상 정립에는 많은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우리 국민의 한식에 대한 인식 제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간과해온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해외에서는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소비가 점차 높아지는 데 반해서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 식품시장 개방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식생활은 급속도로 서구화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외국 음식에 대한 선호가 크게 증가하면서 한식에 대한 선호와 한국 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이 쌀밥을 하루에 두 그릇도 채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하였으며, 나트륨 섭취량과 건강과의 관계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김치, 국·찌개, 밑반찬 등 우리 식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한식에 관심이 없고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데,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우리 음식을 알리고 가치를 인정받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즉 한식의 가치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국민이 한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프랑스, 일본 등은 자국 음식 및 식문화정책에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자국 음식 및 식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증진하기 위한 각종 사업·활동들을 비중 있게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식세계화정책에 대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정책적 필요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국내외적으로 식품시장 규모가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식’의 산업·정책적인 중요성도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부에서는 기존 한식세계화정책의 문제점을 개선·보완하고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과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 ‘한식세계화정책’을 보완한 ‘한식정책’을 발표하면서 기존에 해외홍보를 중심으로 하던 전략방향을 국내 한식기반 강화와 해외 확산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또한 한식 식생활 교육 등 한식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정책들을 포함시켰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전략의 방향 전환과 개선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의 한식에 대한 자긍심과 이해를 높이면서 해외에서의 한식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한식정책이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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