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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법인,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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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수석

 

 

KREI 논단 |  2014년 6월 17일 
김 수 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세월호 사건 이후 농업법인, 특히 영농조합법인의 운용제도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에서 기사화되고 있는 것은 영농조합법인을 이용한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농업법인에 대한 사후관리 소홀 등과 같은 내용인데, 이에 대해서는 농식품부가 대응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거나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농업법인 제도와 관련되는 문제는 현재 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제도적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검토한 후 실천방안을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행 농업법인 제도가 갖는 주된 문제점은 첫째, 농업법인에 대한 정책의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농업법인을 정책적으로 육성할 것인지, 육성한다면 어떠한 발전방향을 지향하는 지가 명확하지 않는 것이다. 농업법인에 대한 현 단계의 농업정책은 1994~1996년에 대대적인 설립 지원을 통해 부실 농업법인이 양산되자 1997년 이후 정책사업의 자격기준과 사후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다. 농업법인을 통해 농정이 지향하는 방향도 “가족농 체제를 보완”하기 위하여 “협업적 농업경영(영농조합법인)”과 “기업적 농업경영(농업회사법인)”으로 대표되는 “적정규모의 법인경영체의 설립을 지원”한다는 1994년의 목표 설정에 머물러 있다. 일본의 경우 농업법인제도의 도입 당시에는 농업법인의 역할을 가족경영체제의 보완 형태로 설정하였다가 1993년의 ‘신농정’부터 가족농을 대체하는 형태로 격상시켰고, 2000년 이후에는 농업경영의 법인화를 농업경영체 육성정책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둘째, 농업생산과 농업서비스를 망라하는 농업법인의 사업영역 확대가 농업법인정책의 목표 설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농업법인은 농업생산뿐 아니라 농산물 유통 등의 서비스 사업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농업인과 동일한 형태로 지원하기 어렵다. 동시에 농업법인은 농업생산을 하지 않고 농업서비스업만 전담하더라도 비농업 부문의 자본투자와 비농업인의 경영참여가 일정한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이에 따라 농업법인은 농업생산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도 적합하지 않고, 비농업 부문의 자본유치를 목표로 하는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 경영체가 되고 있다.

위와 같은 문제는 농업법인제도의 개선을 통해 농정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이를 시대상황에 맞게 재설정함으로써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목표가 명확하면 육성 여부와 육성의 강도도 같이 결정될 수 있다. 농업법인에 대한 농정의 방향은 기존과는 달리 두 가지 목표가 병렬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한다. 그 하나는 농업법인제도 도입의 당초 취지를 되살릴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즉 기업농적 대규모 경영체 육성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다수 농가들이 농업경영체의 선택대안으로 손쉽게 택할 수 있는 농가 단위의 소규모 농업법인을 새로운 제도로 도입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농업법인 발전의 기본 방향은 한편으로 기업농적 대규모 농업경영체를 육성하고, 다른 한편으로 기존의 농가 중심의 농업경영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법인경영체를 창설하는 것으로 설정하면 될 것이다.

농업법인의 유형에 맞는 차별적인 농정을 실시하기 위해 기존의 농업법인제도를 농업생산법인과 농업서비스법인의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농업생산법인의 기준은 농업생산 매출액이 총 매출액의 50% 이상 되는 법인으로 하고, 농업생산법인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 농업정책적 측면에서 농업생산법인에 대해서는 농가와 같은 농업경영체 지원(예를 들어 각종 직불금)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농업서비스법인에 대해서는 비농업 부문의 자본투자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한다면 농업법인에 대한 유형별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지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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