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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코덱스 도입성과와 수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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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경필

 

농민신문 기고 |  2014년 4월 23일 
김 경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코덱스(Codex)는 라틴어로서 법령(code)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에서 식품의 국제교역 촉진과 소비자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제정하는 국제식품규격의 명칭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식품관련법을 제정·준수함으로써 식품으로 인한 위해 가능성을 줄이고 국가 간 원활한 교역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 국가 간 식품교역이 확대되면서 동식물 검역·검사협정(SPS)이 자의적이고 불공정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자연히 국가 간 분쟁을 줄이기 위한 국제규격 설정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전통식품이 세계시장에서의 수용성을 높여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코덱스 규격화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2001년 7월 김치 품목이 세계규격으로 정식 채택됐다. 이어 2009년에는 고추장·인삼제품·된장이 지역규격으로 채택됐으며, 김과 인삼제품은 현재 지역규격이 세계규격으로 인정받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치 코덱스 규격이 도입된 이후 나타난 성과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김치수출 증대 효과다. 코덱스를 도입하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수출 물량이 연간 6200~7200t, 수출금액으로는 270억~310억원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또한 2005년 발생한 김치 기생충알 파동 등 식품안전성과 관련된 사건으로 인한 수출 감소 가능성을 충분히 상쇄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둘째, 김치산업 구조의 안정화다. 김치 수출가격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이는 수출가격의 안정화와 제조업체의 경영안정화에도 기여했다.

셋째, 한국 김치 브랜드 가치의 증대다. 김치 제조업체의 영업순이익을 활용해 김치 브랜드가치를 평가한 결과, 한국 김치의 브랜드 가치는 코덱스가 도입된 직후인 2002년 695억원에서 2012년 1418억원으로 10년 사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김치 코덱스 도입 이후 김치 제조업체의 생산효율성과 경영성과가 제고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김치 코덱스 도입이 김치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지만, 김치 수출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2001년 이후 김치 수출은 주로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난 반면 수입김치 대부분을 공급하는 중국으로의 역수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중국 수출에 존재하는 비관세장벽 탓이다.

중국은 한국산 김치의 미생물 함량수와 관련된 위생조건을 중국의 파오차이와 유사한 조건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치는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삶고 절이는 과정을 거치는 파오차이의 미생물함량 조건을 사실상 충족하기가 불가능하다. 수출이 안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상품 제조과정 및 특성이 엄연히 다른 두 상품에 동일한 미생물함량 규격을 적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한국 김치가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김치를 중국 파오차이와 다른 식품으로 인정하고, 김치의 국제적 통용 기준인 코덱스 규격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김치 사례 외에도 다른 여러 종류의 비관세장벽들이 수출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에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당연히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비관세장벽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비관세장벽 문제는 농림축산식품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많은 만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들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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