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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물도 파프리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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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석현덕
농민신문 시론|  2014년 4월 2일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파프리카는 우리나라 것이 세계 최고다. 원래 국제시장을 주름잡았던 네덜란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파프리카 수출국이 됐다. 파프리카의 성공사례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토마토도 주요 수출 농산물로 키운다고 한다.

필자는 일전에 청도 감말랭이를 일본의 오다 화훼시장 청과물 유통담당자와 일본 감생산자협회 회장, 싱가포르 메이저 과일수입회사 회장 등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맛을 본 그들은 굉장히 놀라며 “도대체 이런 걸 왜 수출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극찬했다. 또 케이팝(K-POP)과 드라마 등 한류열풍을 활용한다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임산물 중에도 제2의 파프리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품목들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 떪은감은 재배기술도 세계 최고지만 곶감을 만드는 솜씨도 가장 앞서가던 일본을 이미 제쳤다. 또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감말랭이는 맛을 보는 사람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수입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맛과 품질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건조과일 형태인 감말랭이의 수출은 잘만 하면 대박이 될 수 있다. 특히 서구에서는 일반화된 건조과일 형태로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다면 엄청난 양을 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북 청도처럼 단일품종을 재배하면서 감말랭이처럼 동일한 가공품을 생산하는 지역을 수출전용단지로 지정해 수출전문조직을 육성하고, 생산에서 가공·브랜드화까지 수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생감 시장도 노크해야 한다. 현재 생감은 샤론 프루트(Sharon Fruit)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산 떫은감이 국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럽의 슈퍼마켓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유통되는 신선감은 모조리 이스라엘산 샤론 프루트다. 한때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 단감이 경쟁했지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출전략을 치밀하게 짜고 질이 더 좋은 우리의 떫은감으로 경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도 이스라엘의 샤론 프루트처럼 떫은 맛을 제거하고 신선감 형태로 수출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건표고의 품질과 경쟁력도 떪은감 못지않다. 건표고는 특성상 원목에서 재배된 표고버섯으로 만드는 것이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데, 최근 표고버섯의 주요 생산국인 일본이 배지재배로 급속히 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원목재배가 많은 우리나라의 건표고가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원목재배를 지금처럼만 유지한다면 건표고만큼은 우리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건표고 수출을 위해서는 홍콩에 주목해야 한다. 골목 약방마다 어김없이 건표고가 유통되고 있는 홍콩은 세계 최대의 건표고 소비시장 중 하나다. 홍콩에서는 광동탕이라고 하는 건표고와 말린 해산물을 넣어서 만든 탕을 식전에 항상 먹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건표고가 소비된다. 일본 백화점이나 일본 상품 전문 슈퍼마켓이 많은 홍콩에는 일본 제품 마니아들이 많은데, 그들이 원전사고로 일본산 건표고를 꺼리게 되면서 질은 좋고 가격은 더 낮은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최근 홍콩의 건표고 수입상들이 한국산 건표고를 애타게 찾고 있다고 한다.

건표고는 일본의 원목표고 생산기반이 없어지는 상황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전남 장흥처럼 원목재배가 특화된 지역을 건표고 수출전용단지로 지정해 키워야 한다. 떫은감처럼 수출목적의 지원을 강화해 균일화된 좋은 제품과 일정량의 물량을 항시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일본 건표고를 대체할 수 있다면 홍콩시장은 물론이고, 중국의 고급 건표고시장도 충분히 접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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