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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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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 친환경농업 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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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농어촌선교신문 기고 |  2014년 1월 3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WTO/FTA 등의 외국농산물 수입 압력이 거세어지고,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친환경농업 육성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농산물 생산량은 감소 내지는 정체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저농약인증제도의 신규인증 폐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999년에 도입된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는 유기, 무농약, 저농약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기술수준이 가장 낮은 단계라 할 수 있는 저농약 인증제도는 2015년까지만 유지된다.

친환경농산물 생산량에 대한 최근 추세를 보면서 또 한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 문제이다. 최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부실인증 보도가 나오면서 신뢰도 문제가 더욱 크게 부각되었다. 2014년은 저농약인증제도 폐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농약인증제도 폐지에 대한 실제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현재 저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향후 전환 의향을 조사해 본 바 있다.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저농약농산물 재배농가는 향후 ‘유기 및 무농약 전환’ 계획이 36.4%로 가장 높았으며, ‘저농약 유지’ 28.6%, ‘GAP전환’ 21.8% 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과실류의 경우 유기 및 무농약 전환이 17.0%로 다른 품목류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저농약농가들의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2016년이 전체의 48.0%로 가장 많아 저농약 인증제도가 존속되는 2015년까지 저농약재배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2012년 기준 전체 저농약인증의 63%를 차지하는 과실류의 경우 2016년에 48.3%가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나, 2016년 이후 과실류 재배면적이 2012년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5년 저농약인증제 폐지에 대응하여 과실류를 중심으로 저농약을 유기나 무농약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 개편이 요구된다.

친환경농업 직불제도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에게 친환경농업이 가지는 환경보전적 기능을 인정하면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들의 소득 감소분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하지만 품목에 상관없이 동일한 직불금이 지급되고 있어 재배가 어렵거나 생산비기 많이 들어가는 품목의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품목별로 차등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으며, 지급 기간도 현재의 한시적인 지급에서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신뢰성 제고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허위 인증 사례가 언론에 보도 되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 친환경농산물 인증은 전체 인증면적의 75%를 민간인증기관에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 규모에 비해 다소 많은 측면이 있다.

인증기관은 인증기관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 즉 인건비 등 운영비를 확보해야 하므로 인증기관 간에 상당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간인증기관 수를 조정하여 인증능력을 확실하게 확보한 인증기관이 인증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각 지방마다 공신력있는 거점기관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인증 수수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수수료가 낮으면 인증기관들이 인증 건수를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부실인증의 가능성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에서 실행 가능한 친환경농업 달성 목표를 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친환경농업 육성 정책을 시행한 이후 요즘이 사실상 가장 큰 구조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환경농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는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실효성 있는 대응전략 추진을 통해 건실한 친환경농업 발전이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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