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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을 통한 농업·농촌의 제3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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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심재헌
KREI 논단 |  2013년 11월 13일 
심 재 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우리 인류 사회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기술혁명 등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해왔다. 요즈음 우리에게는 또 한 번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핵심에는 소위 ‘제3차 혁명’이라고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말 그대로 3차원 상태의 물건을 출력해 내는 기술과 이를 구현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프린터는 2차원의 평면에 그림을 그려냈지만, 이제 우리의 과학기술은 3차원 상태의 물건을 그려내듯 만들 수 있다. 최근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이러한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다양한 미술품, 공구, 그릇, 장난감, 심지어는 자동차나 음식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정보들이 소개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총기 제작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기술로 소개되기도 한다. 3D 프린팅 기술이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어디까지일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3D 프린팅 기술은 우리 농업·농촌 분야에서도 매우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각 농작업 환경에 맞는 맞춤형 도구의 제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전에는 기술이나 외부의 도움으로 도구를 생산하고 사용했지만, 이제는 특별한 지식이 없을지라도 온라인상의 정보 교류를 통해 농업인들이 자신들의 작업에 특화된 도구나 장비들을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사용자 주도의 혁신’을 통해 농업 환경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바이오 물질을 이용한 3D 바이오 프린터는 농업 생산품의 판로와 식품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바이오 프린터를 사용하여 생체 장기나 식용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소식이 간혹 들린다. 즉, 적층하는 물질로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된다면 바이오 물질을 생산하는 농업 분야가 생겨날 것이고 이를 소비하는 새로운 소비층의 발생이 예상된다. 

   셋째,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 지역에서는 각종 필요한 재화를 구매하기 위해 도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만약 3D 프린터의 발전과 보급을 통해 농촌 가정에서 혹은 마을에서 동일한 재화를 생산하고 얻을 수 있다면 낙후된 농촌지역 주민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 말고도 3D 프린팅 기술은 더욱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계 유수의 대학과 농업 관련 기업들에서는 관련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용화된 3D 프린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목은 미흡한 실정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사용될 수 있는 이 혁신적인 기술이 농업·농촌 분야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우리 농업·농촌 분야에서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가장 먼저 실제 어떤 수요가 있는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이후 이와 같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틀과 인큐베이팅의 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1차적 생산자의 역할을 넘어 창조적인 제조 활동과 경제 활동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주체가 될 농업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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