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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 상생 위한 농산물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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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서울경제 기고| 2013년 8월 28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인구가 5,20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농가인구는 계속 줄어 300만명이 안돼 농가인구비율이 5%대로 떨어졌다. 300만도 안 되는 농가가 4,900만 소비자들의 먹거리를 공급하니 우리 농민들도 대단하다. 국민들이 농민들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정 감사해야 할 대상은 우리 국민 소비자들이다. 수입 농산물이 넘쳐 들어오는데도 소비자들은 가정에서 밥을 짓고 김치를 담그고 참기름을 짜고, 장을 담그거나 사더라도 거의 대부분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다. 세계에서 우리 국민들처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충성도, 애착심이 많은 나라가 없을 것이다.


변함없는 국내산 선호 농가 지켜내

 그렇다고 이를 애국심의 발로라고 할 수는 없다. 아마도 우리 국민들의 DNA구조가 우리 토양과 기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좋아하는 구조인 것 같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우리 농토에서 생산된 인삼, 고추, 배추 맛을 수입산이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안다.

 소비자들은 우리 농산물뿐 아니라 수입농산물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아낌없이 선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 농민들은 시장개방으로 수입산이 들어오면 우리 농업이 죽으니 떼를 써서라도 수입을 저지해오지 않았던가.

 이제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으로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우리 소비자들이 사먹지 않으면 농민은 빈손이 되고 농토는 쓸모가 없다. 그러나 우리 소비자들은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 농산물을 선택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결국 농민을 위한 정책인 셈이다.

 농산물 유통개선에 국가적 관심이 많다. 농민 중심의 유통체계보다 소비자 중심의 유통체계를 만들어보자. 소비자들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적정한 가격에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거래도 중요하며 대량의 농산물을 순식간에 모아서 분산해주는 도매시장유통도 소비자를 위해 중요하다. 대형마트ㆍ재래시장ㆍ슈퍼ㆍ식료품점 등 다양한 소매경로를 유지하는 것도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소비자 위한 유통체계 구축해야

 최근 완주 용진농협ㆍ안성농협 등에서 생산자가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로컬푸드 직매장이 언론에 많이 소개된다. 지역 소비자들이나 지나가는 소비자들이 농민들이 제공한 신선하고 싼 농산물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 그렇다고 지역 농민을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은 판매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아쉬워할 것이다. 부족한 것은 인근에서 가져와서라도 함께 판매해야 한다.

 농민들은 소비자들을 업어줘야 한다. 농민의 날을 정해 자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우리 농산물을 소비해주는 소비자의 날을 정해 소비자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가을이면 지역별로 추수감사축제를 하는데 소비자들을 초대해 감사해야 한다. 전국의 도매시장들도 1년에 몇 번씩이라도 소비자들을 초대해 베푸는 축제를 열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하면 위할수록 돌아오는 화답은 상상 이상이 된다. 시장을 더 개방해도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지켜줄 것이다. 이것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상생농업, 상생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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