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농업의 수출산업화로 신가치 창출
4605
기고자 박기환
농업경제신문 기고 | 2013년 8월 1일
박 기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농업부문은 급속한 공업화·도시화의 진전, WTO/FTA 추진으로 인한 시장개방 가속화, 농가 고령화 등으로 위축되어 국민총소득(GNI)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5년 24.7%에서 2011년 2.4%로 크게 감소하였다. 이 때문에 농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 온 것이 사실이며, 농업에 대한 투자를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농업이 지니는 비경제적 가치 즉, 식량안보 측면이나 다면적 기능 등을 제기하면서 적극 방어해 왔으며, 어느 정도 성과도 달성하였다. 더욱이 최근에는 6차산업화와 농업의 융복합산업화 추진 등 보다 적극적인 공세로 농업부문의 신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농업의 수출산업화이다. 농업부문이 238억 달러(2012년 기준)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는 있으나, 이는 농업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 아니라 저가 원재료 공급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자재비·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로 농산물 수입이 증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은 1995년 17억 달러에서 2012년 56억 달러로 3배 이상이나 신장되어 농업의 수출산업화 토대를 마련해 가고 있다.

 

  물론, 농식품 수출확대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우선 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출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출농가의 수취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또한, 수출업체 간 과당 경쟁도 빈번히 발생하는데, 이는 수출단가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감소하여 국내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물량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어 수출시장에서의 신뢰 저하 문제가 나타난다. 더욱이 농식품 수출시장은 여전히 일본 중심이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상황이나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의 엔화 환율 하락으로 인한 대일 수출 감소이다. 엔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대일 수출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장미, 국화, 백합은 2013년 1~6월 누적 수출액이 작년보다 각각 36.4%, 36.8%, 21.7% 줄었으며, 김치와 파프리카도 각각 13.9%, 2.7%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농식품 수출은 아직까지 취약한 구조로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출은 국내 유입물량의 일부를 해외로 유출시켜 국내 농식품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함으로써 농가소득 지지효과가 있으며, 농자재산업이나 운송·보관산업 등에도 파급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작용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업의 수출산업화 추진은 농업부문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해외공동 물류기지 건설 등으로 수출물류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기상이변이나 환율변동 등 수출리스크에 대한 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출유망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과 노력이 요구된다. 모쪼록 농업부문의 수출산업화 정착으로 농업의 신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