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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곡물파동 극복, 신속·정확한 해외시장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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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동필

해외곡물시장 동향(제1권 제2호) 기고 | 2012년 10월 12일

이 동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2012년 9월 현재 세계시장에서 콩 선물가격은 톤당 651달러, 옥수수 선물가격은 2012년 8월 톤당 32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밀 선물가격도 톤당 320달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곡물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곡물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졌다. 이번 세계 곡물가격 급등은 수출국의 고온현상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밖에 인구 증가와 개도국의 소득수준 향상, 바이오에너지 소비 확대 등 수요가 늘어나고 유동성 자금의 곡물선물시장 유입으로 가격 폭등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료용을 포함한 우리나라 2011년 곡물자급률은 22.6%에 불과하다.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쌀은 완전하게 자급을 하지만 제2의 주식으로 자리 잡은 밀의 자급률은 1.1%, 고기와 우유, 계란을 공급하기 위한 가축사료와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와 콩의 자급률은 각각 0.8%, 6.4%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은 곡물 수입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곡물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안정적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전례 없는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용할 수 있는 농경지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농업개발을 지원하고 국제곡물유통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입 곡물가격의 상승은 국민 식량 공급의 불확실성은 물론 축산업과 식품가공산업 등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공급 불안요인과 곡물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곡물은 수요에 가격변동성이 비탄력적인 상품으로 생산량이 1% 줄어들면 가격은 4∼5%나 상승한다. 더구나 국제곡물시장은 생산국에서 소비한 후 외국으로 수출하는 원시적인 형태인데 교역량이 생산량의 15% 내외의 얇은 시장(thin market)이다. 또한 많은 수입국을 대상으로 몇몇 수출국이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메이저로부터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현물거래방식으로 구입하고 있어서 국제곡물 가격변동의 영향을 더욱 크게,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

  곡물의 수입비용을 절감하고 가격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세계 곡물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차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얻고 있는 곡물시장에 대한 정보는 해외 관련 기관이나 언론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들 정보는 단편적이고 2차적인 자료로, 해외곡물시장의 동향을 신속?정확하게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해외곡물시장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로 가공해서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해외곡물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시스템으로 해외곡물시장정보를 제공하면 곡물 수입, 가공, 유통 관련 업계 및 종사자와 최종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으며, 정책담당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입물량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수급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곡물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의 안정적 공급에 대한 관련 업계와 소비자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곡물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식량과 관련 산업 발전에 필요한 곡물을 적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충분한 양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에 산재해 있는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과학적으로 예측해서 곡물시장의 변동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해외곡물정보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은 글로벌 곡물파동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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