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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작물산업의 체계적 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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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호근
농민신문 기고| 2012년  5월  21일
 정 호 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구기자·오미자·산수유 등 약용류에 대한 수요가 전통적인 한약재로서뿐만 아니라 식용, 기능성 제품 재료로도 국내외적으로 늘어 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약용작물을 이용한 전 세계 기능성 식품 시장은 2000년 1,400억달러에서 2009년에는 2,700억달러 규모로 매년 10% 정도 성장하고 있다.

 

  반면 약용류의 국내 생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기반이 취약해 2010년 기준 생산액 9,000억원, 수출액 900만달러(약 105억원) 정도이고, 국내시장 자급률도 40%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수입량 1만6,000t의 53%가량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사실 중국은 양이나 가격 면에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격은 국내산의 20~50%이고 재배면적은 38만㏊로 48배, 생산량은 80만t으로 18배에 달한다.

 

  다행히 상황은 점차 국내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서 한약재 소비 증가, 농촌 노동력 감소에 따른 생산비 증가 등으로 약용류 가격이 올라가면서 점차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또 보조금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식량작물 재배가 증가하면서 중국의 약용류 재배면적은 감소하고 있다. 친환경약재 등 차별화된 고품질 약용류를 생산한다면 수입 대체, 나아가 중국·일본 등지로 수출도 가능한 일이다.

 

  다만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일본·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만 약용작물을 식용과 한약재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재배업 약용과 임업 약용을 구분해 약용류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산림청·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다. 일관성 있는 관리와 지원이 어렵고 농가는 어디가 담당부처인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이다. 이런 판에 식용으로 들여온 약용류가 한약재로 둔갑하는 등 혼입유통과 원산지 변조로 국내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수입한약재에서 농약·중금속 등이 검출되면 이로 인해 한약재 전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초래된다.

 

  복지부는 1993년부터 구기자·당귀·오미자 등 국내에서 생산하는 약용류를 보호하고 나아가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을 위해 한약재수급조절위원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여기서는 해당 약용류(2012년 현재 12개 품목으로 전체 국내 약용류의 40%)의 수입물량을 결정한다. 매년 차이는 있지만 보통 구기자 300t, 오미자 250t 정도다. 그런데 이는 국내 생산량(오미자 1,800t)과 비교하면 너무 많은 양이라는 것이 생산자단체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수입물량 결정에 유통 관계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관련기관 중 하나인 산림청의 관계자가 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돼 있지도 않다.

 

  약용류를 한약재·식용 등으로 구분하지 말고, 지리적표시제나 약용류 이력추적제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원산지를 투명하게 관리해 소비자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작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당장 타결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수급조절위원회의 수입량 조절기능이나 8%인 관세의 인하 내지 철폐에 대비한 약용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절실하다. 예를 들면 품목 대표조직을 육성하고 고품질 약용류 생산을 위한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생산·유통·가공의 계열화와 직거래 확대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약용류산업이 세계 기능성 식품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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